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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의 숨결

차가운 겨울의 꼬리가 아직 남아 있는 대전 보문산성 식당, 언제나 훈훈한 분위가 물결치는 시에문학회 모임에 참석했다. 한국기원에서 수남동우회 바둑대회와 겹쳐 오후 3시 반, 아쉬움을 남겨 두고 문밖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내딛었다.
그제 눈보라 속에서 5시간 산길을 걸었는데, 오늘 빈계산-금수봉-자티고개-도덕봉 8.3km눈길을 5시간 30분 걸었다. 금수봉까지는 새처럼 갔는데, 금수봉 지나서 허리가 뻐근하고 시큰거렸다. 무리했나. 일주를 한다는 것은 마음의 충족을 주는 것, 돌아가 끙끙 알아도 좋다. 하늘은 높고 허..
갑동 - 갑하산 - 신성본- 우산봉 - 반석동, 수차례 다녔던 산길, 가벼운 발걸음으로 출발했는데, 부슬부슬 내리는 차가운 봄비, 산등성이에서 매섭게 휘몰아치는 눈보라, 이십 년만에 입어 보는 바지 비옷, 잘 준비한 배낭 때문에 눈보라, 칼바람 속을 뚫고 무사히 귀환할 수 있었다.
부소담악 정자나무에서 왼쪽 길, 지방도로가 아닌 임도를 포장한 길로 들어섰는데, 조급 지나자 개인 집이 가로막는다. 이리저리 살펴 보니 왼쪽에 잡초 우거진 실날 같은 길이 보였다. 정글도가 필요한 길, 가져오지 못한 것이 아쉽다. 길 같지 않은 길로 호반을 따라 추소리 들어섰고, ..
2016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화해花蟹 하송 냄비뚜껑을 열자 꽃처럼 붉은 꽃게가 철갑을 하고 있다 건들기만 하면 잘라버리겠다는 듯 엄지발을 치켜든다 뭉툭한 가위로 발을 절단하자 소리를 지르는 것은 꽃게가 아니라 가위였다 골수가 울컥 쏟아지자 바다는 잠잠했다 사는 일..
오랜만에 찾은 대둔산 수라게곡, 등산로가 매우 잘 다듬어져 있다. 어제 18km 등산을 했는데, 발걸음이 가볍다. 3개월만에 참석한 우즐 산악회, 입구에서 막걸리 한 잔 들이키고 아름다운 풍광에 젖어 달리듯 정상에 올랐다. 해발 878m, 차가운 겨울바람, 드문드문 쌓인 눈, 잠시 머무르다가 ..
옥천군 항곡마을에 주차, 지난 번 하산길을 생각하며, 신께 축원을 드리는 곳, 지하수가 힘차게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등산로 입구는 잡초가 우거져 제 길 찾기 힘들었지만, 몇 미터 나아가자 산길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해발 583m 환산까지 안까지 축축이 젖어 발을 낻었고, 정상에서 ..
옥천 시내버스가 "안남- 가덕"으로 제한되어, 청마리 가덕마을회관 앞에 차를 주차하고, 안남까지 강변을 따라 걸었다. 부는 바람은 차갑지만 공기는 맑아 기분은 매우 상쾌했다. 오락내리막이 없는 길, 너무 평탄하여 무료감을 느끼게 했지만, 지수리 경율당 안, 햇빛이 잘 든 마루에 앉아 기울인 막걸리에 한 잔에 세상이 환했다. 마음을 기울이면 불순물은 미끄러지는 것이다. 안남 농협 앞에서 오후 3시 30분 버스를 타고 가덕마을로 귀한, 오후 4시 다시 본디 출발지인 청마리 마티마을회관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청마교 바로 앞에서 오른쪽으로 강변을 따라 약 3.5k를 터벅터벅 걸었다. 오후 4시 50분 말티마을에 도착, 마을회관에서 청마리 가덕으로 가는 산길을 찾지 못하고, 강변을 따라 20분 정도 방황하다가..
비가 쏟아질 듯 잔뜩 찌뿌린 하늘, 와정삼거리에 도착하자마자 떨어지는 빗방울, 우비를 걸치고 축축한 산길을 밟으며, 안쪽까지 축축이 젖어 걸었다. 꽃봉을 넘고 수생식물학습원을 지나, 방아실 입구 대정리 삼거리 촌돼지찌게 식당에서 제육볶음에 들이키는 술 맛이 감칠나게 좋아, ..
석탄리 안터선사공원 주차장에 주차하고, 벽화가 있는 마을 골목길로 발길을 내딛었다. 한기가 맴도는 임도, 맑은 공기에 발걸음이 가뿐했다. 걷기 좋은 임도가 출발지에서 종점까지 뻗어 있었지만, 이정표가 없는 임도 갈림길에서 왔다 갔다, 오르락 내리락, 머리 위로 열기가 피어오르고, 막걸러 한 잔으로 심심을 달래고, 탑산 꼭대기에 올랐다. 이리저리 어지러운 길을 따라 논곤한 몸으로 청마리 말티마을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말티고개로, 11-1 구간을 따라 안터선사공원으로 돌아왔다. 오전 10시 50분 출발 오후 6시 20분 도착, 7시간 30분 동안 약 20 km를 걸었다. 운전대를 잡은 손에 힘이 가는 귀가길, 무엇 때문에 이렇게 걸어야 하는지, 마음은 호수처럼 잔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