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시 잃어버린 시 아름다운 것은 타오르는 불꽃만이 아니다 어둠을 태울 불씨 하나 얻기 위해 캄캄한 어둠 속을 배회하는 자여 꺼져가는 화톳불을 떠나 흩날리는 티끌처럼 우린 다시 어둠 속으로 흩어져야 한다 두려운 것은 불꽃이 스러지고 새카만 재가 영혼처럼 얼굴을 드러내는 어둠이 찾.. 시에(개간) 2015.05.16
사막에서 길을 잃다 사막에서 길을 잃다 불거진 두 개의 혹을 매달고 사막을 걷는 쌍봉낙타 모래바람으로 뒤덮인 세상을 떠돈다 말귀가 터지면서 사막의 뜨거운 바람을 알게 되었지만 뭇 시선을 받아먹은 혹은 점점 무거워지고, 세상을 향해 유탄처럼 날아가는 뒤틀린 걸음과 갈증의 조각들 널브러진 조가.. 시에(개간) 2015.05.16
계간 『시에』 2015년 봄호(통권 37호) 표지 및 목차 계간 『시에』 2015년 봄호(통권 37호) 시에 시 김이숙 그 길엔 맥이 산다 외 1편 _12 양안다 야간비행 외 1편 _15 유애선 지붕 위의 식사 외 1편 _19 이경은 바람의 거사(巨事) 외 1편 _23 이소연 물의 방 외 1편 _25 이영환 독학 외 1편 _29 최현우 문란한 여자 외 1편 _31 박봉희 록(Rock) 외 1편 _34 박은.. 시에(개간) 2015.02.07
천태산 은행나무 시제 신작시 - 2014년 10월 18일 발밤발밤 깔딱거리는 개울의 노래를 지그시 듣는 숲길을 발밤발밤 걷고 있어요 천년 침묵이 흐르는 벼랑바위에 노랑나비 떼가 날개를 펴고 앉아 있네요 마른하늘 가운데 내 삶처럼 뜬구름이 알쏭달쏭 흐르고 있어요 시월의 산골짜기처럼 삶에 잠기고 싶어요 열렁거리는 대숲에 파랗게 .. 시에(개간) 2014.10.16
해후 해후 바다 건너 먼 곳에 사는 여자 신기루처럼 찾아왔네 삼십 년을 울긋불긋 타오르던 숲 속 아름드리나무는 잿빛에 젖어 지금도 그 자리에 젖버듬히 서 있는데 남쪽에서 불어오는 열풍처럼 붉은 단풍잎 같던 사람 이미 떠난 지 오래네 달 없는 한밤 시름에 젖던 그는 어디에도 없네 은행.. 시에(개간) 2014.08.19
석양의 시간 석양의 시간 땅거미 기어드는 숲에서 지친 다리 절름거리며 세월을 거슬러 보는 것이나 거침없이 물드는 황혼 속에서 나무와 돌처럼 어스름에 취해 밤을 잊거나 별밤 호수에 출렁거리는 흙탕물처럼 까마말쑥하거나 어깨 벌어진 간호조무사가 뚜벅뚜벅 걷는 복도처럼 어둡게 흔들리는 .. 시에(개간) 2014.08.18
천태산 은행나무 시제 시모음집 발밤발밤 깔딱거리는 개울의 노래를 지그시 듣는 숲길을 발밤발밤 걷고 있어요 천년 침묵이 흐르는 벼랑바위에 노랑나비 떼가 날개를 펴고 앉아 있네요 마른하늘 가운데 내 삶처럼 뜬구름이 알쏭달쏭 흐르고 있어요 시월의 산골짜기처럼 삶에 잠기고 싶어요 열렁거리는 대숲에 파랗게 .. 시에(개간) 2014.08.01
직선의 사내 직선의 사내 한 방향으로 곧게 뻗은 길 그가 일직선으로 걸을 때마다 직선이 드세게 드러난다 낡은 창고를 뜯어내고 내부를 개축했던 사내 노는 날이 많아 하룻낮을 산에서 산다 곁길을 모르고 점점 직선이 되어 가는 사내를 따라가다 보면 뜻밖에 굽은 길을 만난다 꼬부랑 오솔길 길섶.. 시에(개간) 2014.05.22
명산둘레길 명산 둘레길 하늘 가운데 아득한 산봉우리가 구름 속에서 보일 듯 말 듯 잔돌 깔린 산등성이 흐드러진 철쭉이 니일니일 붉게 물결치고 어릿광대 미소를 머금은 얼굴들 갈꽃 같은 은빛 머리칼을 나풀거리며 어기적어기적 산자락 오솔길을 더듬거리는데 숨찬 땀방울이 등을 타고 물줄기처.. 시에(개간) 2014.05.22
[스크랩] 세 시인의 내면에 맺힌 하나의 세상 풍경 읽기/차민기 세 시인의 내면에 맺힌 하나의 세상 풍경 읽기 ―김려, 김재기, 이세진의 시편들 차민기 #. 시인의 내면에 빚어지는 세계 언어는 인간의 내부생활을 창조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대상화하여 인식하게 한다. 이는 인간이 언어라는 매개를 통해 ‘자아’를 인식하고 그를 바탕으로 ‘세상’.. 시에(개간) 2014.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