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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의 숨결
매화 정 은 정 시조시 누가 울어 저리도 아프게 하였을까 오늘은 누가 웃어 터질 듯한 몸짓일까 차가운 겨울자락을 무엇으로 이겼을꼬 흰빛으로 단장하고 마음을 씻고 있는 향기마저 여물어 먼 곳까지 싱그럽다 내 맘에 묵은 망상도 한결 풋풋하여라 매화(梅花) 서정주 梅花에 봄사랑이 알큰하게 펴난다. 알큰한 그 숨결로 남은 눈을 녹이며 더 더는 못 견디어 하늘에 뺨을 부빈다. 시악씨야 하늘도 님도 네가 더 그립단다. 梅花보다 더 알큰히 한번 나와 보아라. 梅花향기에서는 가신 님 그린 내음새. 梅花향기에서는 오신 님 그린 내음새. 갔다가 오시는 님 더욱 그린 내음새. 시악씨야 하늘도 님도 네가 더 그립단다. 梅花보다 더 알큰히 한번 나와 보아라. 홍매화 도종환 눈 내리고 내려 쌓여 소백산자락 덮어도 매화 한송이 그..
소리도 빛도 없는 영겁의 침묵 속에서 주먹 만 하게 뭉쳐진 에너지 덩어리는 우주의 태아 뻥 소리와 함께 폭발하면서 튀어나오는 무수한 파편들 찬란한 별이 되어 꽃불의 불꽃처럼 퍼져 나가고 별들이 모여 탄생된 우주는 무의 공간으로 팽창하여 끝없이 커지지만 언제까지 계속할 지는 아무도 모릅..
眞空妙有 一切唯心造 진공묘유 일체유심조 진공묘유를 직역하면 "참된 빈자리에서 묘리가 있다"가 된다. 즉 자신을 비운자리, 자신을 버린 그 자리에서 묘하게 참된 자신을 찾을 수 있다. 나에 대한 집착의 꺼풀을 벗어던지면 우주와 한 몸이 된 나, 즉 참된 나를 발견하게 된다. 마음에 감정과 망상, 집착과 욕심이 없는 순수하고 깨끗한 상태, 즉 본래의 성품인 참 마음을 진공이라 하는데 보고 듣고 사고하는 작용이 텅 빈 가운데 오묘하게 있다고 하여 이를 진공묘유라 한다. 진공묘유는 진실로 비운 마음의 작용이다. 비웠다고 아무것도 없는 것이 아니라 비움의 작용이 있는 것, 이 작용은 이성적 인식, 즉 사유와 이성을 통하여 얻어지는 개념적, 논리적 인식을 의미한다. 진공묘유가 지혜로운 사고를 준다면, 비우지 못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