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개간)

잃어버린 시

연안 燕安 2015. 5. 16. 19:38
 
    잃어버린 시 아름다운 것은 타오르는 불꽃만이 아니다 어둠을 태울 불씨 하나 얻기 위해 캄캄한 어둠 속을 배회하는 자여 꺼져가는 화톳불을 떠나 흩날리는 티끌처럼 우린 다시 어둠 속으로 흩어져야 한다 두려운 것은 불꽃이 스러지고 새카만 재가 영혼처럼 얼굴을 드러내는 어둠이 찾아오는 것 다시 발길을 내딛는 자여 속도와 격렬함에 뒤섞여 이글이글 타오르는 다비의 불길은 어지러운 것 모두 불살라 버리는 밤의 어둠 속에서 더 아름답지 않은가 바람 자는 들판에서 꺼져 가는 화톳불을 밟고 더 타오르지 않는 시를 재 속에 묻으며 다시 피어날 문장을 꿈꾼다. -- 계간 시에 37호(2015년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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