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개간)

사막에서 길을 잃다

연안 燕安 2015. 5. 16. 19:34
 
    사막에서 길을 잃다 불거진 두 개의 혹을 매달고 사막을 걷는 쌍봉낙타 모래바람으로 뒤덮인 세상을 떠돈다 말귀가 터지면서 사막의 뜨거운 바람을 알게 되었지만 뭇 시선을 받아먹은 혹은 점점 무거워지고, 세상을 향해 유탄처럼 날아가는 뒤틀린 걸음과 갈증의 조각들 널브러진 조가비처럼 텅 빈 삶이 사방에 도사린 석양의 모래밭 오아시스는 짙은 안개 속에 묻혀 있다 두 무릎을 꺾고 내려앉는다 팽팽하게 맞섰던 두 개의 힘 휘청거리던 삶이 사막 한가운데에 쓰러진다 사막을 건너려면 순례자처럼 걸어야 하는가 뒤죽박죽 헝클어져 살고 싶은데. -- 계간 시에 37호(2015년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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