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티카 2014 상반기 제10호 반년간지 『시에티카』 2014년 · 상반기 제10호 (시와에세이, 2014) 시에티카 초대시 공광규 돼지 김백겸 인생 공장 김완하 봄날 김태수 엊저녁 뵌 외할머니 마경덕 연애 죽이기 박서영 구름치 버스정류장 복효근 도색 이원규 산자야 누님 정영주 오호라, 최정란 악수 하종오 모더니즘 시보.. 시에(개간) 2014.03.12
벽에 그림을 걸며 벽에 그림을 걸며 김 재 기 서재 안쪽 벽에 그림을 걸었다 걸어 놓은 자리에 울긋불긋 가로수 길이 뻗어났다 가슴속 불시울처럼 남아있던 자취가 깔렸다 바라볼수록 네가 있는 자리로 자꾸 마음이 번진다 나를 없애기 전엔 지울 수 없는 남은 불씨 하나가 뜨겁다 자꾸 바라보는 동안 너는.. 시에(개간) 2014.01.07
사월의 눈빛 사월의 눈빛 연붉은 봄빛이 산등성이를 타고 북녘으로 올라왔을 때 그렁그렁한 눈빛은 개나리가 시퍼렇게 멍든 남녘을 향해 내려갔다 흐드러진 벚꽃 해끗해끗 흩날리던 아침나절 연민 어린 눈빛들이 에워싼 기숙사 앞마당 헐떡한 얼굴에 퀭한 눈빛이 구급차 하얀 침대에 누워 있었다 구.. 시에(개간) 2014.01.07
천년의 그늘-천태산 은행나무 시화전 천년의 그늘 천태산 영국사 앞 찬바람에 노란 장삼 자락 너붓거리며 부처처럼 서 있는 고목 한 그루 어린애, 젊은이, 늙은이 다 모아 놓고 천년 고행에 얻은 깨달음을 설파하고 있다 바람의 손길에 물결치는 황금빛 너울은 그가 살아온 이력 산사의 문 두드렸던 수많은 비구승 미혹의 세.. 시에(개간) 2013.07.10
2013 천태산 은행나무 詩祭 걸개 시화전 및 시 모음집 원고모집 2013 천태산 은행나무 詩祭 걸개 시화전 및 시 모음집 원고모집 선생님, 안녕하신지요. ‘천태산은행나무를사랑하는사람들’은 고귀한 생명을 내 일처럼 기뻐하고 감사하게 여기며, 나아가 자신과 이웃, 대자연 속 뭇 생명의 평화를 지켜내며 가꾸는 것을 목적으로 ‘2013 천태산 은행나무.. 시에(개간) 2013.07.05
육교의 봄 육교의 봄 차량의 물결, 인파로 가득한 센트럴시티 터미널과 강남성모병원 사이 육교 위, 품을 파고드는 꽃샘바람 속에서 한 사내가 아르마다-쿠르마사나를 행하고 있다 거북이처럼 엎드린 사내 오른손에 천 원짜리 몇 장을 생존 티켓처럼 꽉 움켜쥔 환한 봄날 뜻밖에도 발길이 떨어지지.. 시에(개간) 2013.07.01
수입시대 수입시대 울주군 신불산 산발치 노블레스, 에로스, 카페, 나인테마, 리츠, 코모도, K2, 라센느, 더죤, 몽마르뜨, 뉴발렌타인, 블루, 샌디아, 쇼, 월드굿타임, 스위스, 엔젤… 화려한 모텔들이 외국산 과일처럼 즐비하다 텃세도 부리지 못한 토박이 신불산온천, 언양등억, 은하수, 장, 육십구, .. 시에(개간) 2013.07.01
고목에 꽃 피다 고목에 꽃 피다 울긋불긋한 셔츠에 착 달라붙은 스키니 팬츠 노란 줄무늬 헬멧과 검푸른 고글로 세월을 숨긴 사내 눈부신 은빛 페달을 밟는다 스쳐 가는 강변 알록달록 꽃 무더기 젊은 한때의 꿈처럼 화려하다 나이를 거슬러 힘차게 구르는 발 우당탕 꽝! 귓전을 스치는 비명 사내의 팔다.. 시에(개간) 2013.06.30
저울에 오르다 저울에 오르다 그는 위를 잘라냈다 불룩하던 배가 바람 빠진 풍선처럼 쪼그라들었다 몸속의 공간이 작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희망이 줄어든다는 것 위벽 깊숙이 독버섯처럼 절망이 돋아있었다 암세포를 제거해도 홀씨처럼 퍼져 나간 종자는 폭거의 기회를 엿보며 잠복 중이었다 식탐을 .. 시에(개간) 2013.06.30
고양이와 고양이 고양이와 고양이 아파트 주차장 한 모퉁이 낡은 자동차 그늘에 움츠린 새끼 고양이 어미를 잃고 두려움에 떨고 있다 검은 털 곤두세워 둥글게 몸 부풀린 커다란 고양이 한 마리 가르릉 카악 카악, 송곳니가 날카롭다 소란한 바람 잠깐 휩쓸고 지나간 바닥 흐트러진 발자국 몇 개 텅 빈 공.. 시에(개간) 2013.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