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개간)

사월의 눈빛

연안 燕安 2014. 1. 7. 18:19
 
    사월의 눈빛 연붉은 봄빛이 산등성이를 타고 북녘으로 올라왔을 때 그렁그렁한 눈빛은 개나리가 시퍼렇게 멍든 남녘을 향해 내려갔다 흐드러진 벚꽃 해끗해끗 흩날리던 아침나절 연민 어린 눈빛들이 에워싼 기숙사 앞마당 헐떡한 얼굴에 퀭한 눈빛이 구급차 하얀 침대에 누워 있었다 구만리 길을 달려 남쪽 바다의 검푸른 파도에 묻혔던 사월의 눈빛처럼 스물셋, 망울진 꽃봉오리 꽃샘바람에 우두둑 꽃대가 꺾였다 목덜미 서늘한 사월 짙게 그늘진 눈초리가 아득한 내 곁에서 암담하게 봄꽃을 바라보고 있다. --시에티카 10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