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고양이
아파트 주차장 한 모퉁이
낡은 자동차 그늘에 움츠린 새끼 고양이
어미를 잃고 두려움에 떨고 있다
검은 털 곤두세워
둥글게 몸 부풀린 커다란 고양이 한 마리
가르릉 카악 카악, 송곳니가 날카롭다
소란한 바람 잠깐 휩쓸고 지나간 바닥
흐트러진 발자국 몇 개
텅 빈 공간엔 울음소리만 여운으로 남아있다
오므렸던 발톱 세우면 드러나는 야성
여린 사람의 얼굴에 슬며시
발톱을 내미는 세상
집 없는 고양이들
캄캄한 밤거리를 떠돈다.
--시에티카 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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