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전체 글 (1745)
벌레의 숨결
푸르른 오월, 하늘은 맑고 기온은 높다. 발길은 가볍고 머리는 차갑다. 낯선 곳이란 찌든 삶을 씻어내는 세탁소다. 인적 없는 은운리 경로당 길은 외줄기, 푸른 숲 속 깊고 깊은 임도 독수리봉, 올라서서 굽어보니 이렇게 부르는 까닭을 알겠다. 되돌아오는 길, 하얀 아카시아 향기가 물위..
눈부신 초여름 햇살은 여행객의 가슴에 꿈을 심어 준다. 청색과 녹색의 모자이크 속에서 점점이 수놓아진 야생화의 눈빛, 강물 따라 고요히 흐르는데 오랜만에 다시 걷는 강변, 낯선 곳에 대한 호기심, 오지 탐험가가 된 것 같은 설렘에 가슴이 뛴다. 거구리 마을을 가로질러 뒷산에서 만난 문상객들, 모호한 안내판, 산등성이에서 지치도록 휘두른 정글도, 멋대로 움직인 방향타, 배는 삼천포로 향하d여, 목표를 놓치고 18구간 중간 지점, 염티삼거리에 좌초되었다. 30분쯤 걸어 문덕교에서 문의 콜택시에 몸을 실었다. 초여름의 긴 꼬리가 길가를 쓸고 있었다. 회남면 거교리 대전시내버스 63번 종점 회남면사무소의 깃발은 새처럼 펄럭이는데, 강변 공원엔 뜨거운 꽃잔디의 눈빛이 흐르고 있고 거구리 마을을 가로질러 산길로, ..
지난 번 우시장 삼거리 자동차 접촉사고로 탐방을 포기했던 구간(막지리)을 걸었다. 하늘은 푸르고 햇빛은 누부시고, 청정지역 공기는 깊은 산골처럼 맑았다. 정자에서 시간을 풀어 놓고 맑은 물이 넘실거리는 강, 수려한 경관과 혼연일체, 낡은 가슴에 새동감이 충만해졌다.
차 접촉사고로 걷기를 중단했엇는데, 승용차를 버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다시 시작했다. 판암전철역에서 67번 버스를 타고 회남면 거교리 버스종점에서 은운리로, 늦은 봄의 햇빛은 초여름처럼 눈부시고 강렬했지만, 주변의 푸른 강물과 산, 들판, 활짝 핀 영산홍, 눈앞에 펼쳐진 미지의 세계, 그것만으로도 쏟아지는 땀방울을 닦아낼 수 있었다. 힘찬 발걸음 멈출 수 없어 안내면 현리까지 15구간 종점에서 14구간 출발점인 안내면 현리까지 6시간 30분 동안, 23km를 걸었다. 다리는 무겁고 몸은 나른했지만 머리는 대숲처럼 시원했다. 은운리에서 현리로 넘어가는 지름길이라고 해서 들어섰는데, 별 차이가 없었다.
옥천군 안내면 현리 생태습지공원에서 주차하고 신촌교에서 출발, 첫길이 아닌 곳, 제대로 구간을 밟을 수 있는지? 전엔 아찔한 산봉우리에 올라 갈길이 아득하였는데, 이번엔 헤매지 않아야 할 텐데, 부족하고 분명하지 못한 안내판 그러나 중간에 산으로 올라 산등성이에서 안갯속에 ..
등단 후 첫 문학회 모임, 첫걸음을 내딛었다. 광주시 동구 백서로, 시와사람사, 하얀 목련이 푸른 하늘 아래서 활짝 웃고 있었다.
2회에 걸친 12구간 걷기에서 안내 표시판이 모호하여, 찾지 못했던 길. 포근한 봄날 두메산골 숲 속엔 시간이 간들간들 졸고 있었다 길 없는 강변을 따라 길을 내면서 푸른 땀에 흥건히 젖어 말티마을로 돌아왔다.
젊은 날처럼 배냥을 지고 버스를 타고 해남 땅을 밟았다. 지난날 승용차를 타고 지나쳤던 숲길, 매표소에서 대흥사까지 파랗게 타오르는 봄을 마시며 걸었다. 입구 호남식당에서 들었던 술 몇 잔, 취기가 온몸에 안개처럼 퍼지고 발걸음은 봄빛에 축축이 젖었다. 느리게 움직인다는 것, ..
환한 꽃 속에서 들려오는 봄의 합창 소리 웅,웅,웅,웅 한적한 산길에서 싱그러운 봄을 깊숙이 들이마셨다 끝없이 펼쳐진 봄빛에 늙은 소년들의 가슴 속에서 힘찬 종소리가 울려 나왔다. 버스를 타고 석탄리로 돌아오는 길, 하차할 때 운전기사가 내민 사탕 몇 알, 뜻밖의 환대에 덧없이 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