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전체 글 (1745)
벌레의 숨결
짙푸른 유월, 대전시청 전시실에서 오정문학동인 시화전이 열렸다. 하얀 벽면에 시화들이 초가집 부뚜막 연기처럼 깔려 있었다.
문의면에 있는 대청호오백리길 구간들, 길은 모두 잡초와 잡목이 무성하고 안내판은 저능아처럼 웃고 있다. 몇 주 전 사전답사 시, 길을 잃고 헤매던 기억을 상기하며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겼다. 소전보건진료소에서 출발, 염티삼거리로 가기 전 정자 옆으로 난 길로 문덕마을에 진입하..
짙푸른 유월의 하늘 가믐더위는 언제쯤 멈추려나, 시와사람 20주년 특집 발간 축배를 들며, 강경호 주간, 정찬애 작가, 오대교 시인, 김은아 시인, 이사동 시인, 전숙 시인, 서승현 시인과 함께
지난해 10월 12일부터 시작, 7개월 걸쳐 호반길 걷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붉게 타오르는 유월의 하늘, 후텁지근한 숲 속엔 날파리들만 지겹게 달려들었다. 무엇인가를 마무리한다는 것은 새롭게 다시 시작한다는 것, 길 옆 호숫가는 불타는 사막처럼 출렁이고 있었다.
전에 헷갈렸던 길, 이번에 제대로 완주했다. 소전교에서 사향비 앞을 한참 지나 후곡리 첫번째 버스 정류장 바로 전에서 왼쪽 산길을 오른다. 1봉부터 4봉까지 해발 250m 내외로 낮지만, 수없이 오르락내리락, 만만치 않은 산길이었다. 땀에 축축이 젖어 걷는 하산길, 세상이 아름답다.
회남면과 문의면의 대청호반길, 헤매지 않고 곧바로 걸은 적이 거의 없었다. 모호한 안내 표시판과 잡초와 잡목 무성한, 호젓한 길. 오늘도 18구간 길 없는 좌골에서, 19구간 청소년수련원에서 문의대교로 가는 길. 산행 7시간 동안 지친 몸을 10초의 기적으로 43번 버스에 몸을 실었다. 차가운 음료수와 물로 저녁을 떼운 여름날이었다. 청남대 길로 진입한 후 좌골마을에서 되돌아가느 마동행 버스를 타고, 내린 곳은 휴계소 앞 길 없는 좌골마을이 아니라 피미마을로 진입했다 제대로 걷는다면, 널은 임도를 지나 찻길로 언덕을 넘어 작은용굴에 도착 드디어 20구간 출발지, 노현리 생태습지공원
한여름날 초등학교 여름방학처럼 길고도 길었다. 회남면 거교리에서 점심과 막걸리 잔을 들고 출발, 안산동 최가집에서 저녁과 막걸리 잔을 들고 귀가. 푸르고 아름답고 무덥고, 눈부신 여름날이었다. 푸른 벽의 틈새로 보이는 회남면사무소, 거교리 주변 호숫가 산책로의 나무 난간 어..
어린아이들의 손을 잡고 산과 바다를 향해 힘차게 달리던 날이 어제처럼 어른 거리는데, 힘찬 세월을 잎사귀처럼 날려 보내고, 어릿광대 미소를 머금은 어굴들 갈꽃처럼 은빛 머리칼을 나풀거리며 노을에 취해 어기적어기적 산자락 오솔길을 더듬거린다.
메인 전 갓 구어 나온 피타빵이 좋았다. 친절한 홀 서빙, 파스타도 맛도 괜찮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