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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의 숨결
대전 유성구 라온컨벤션에서 오후 3시 30분, 다층(제주), 리토피아(안천), 문예연구(전주), 미네르바(서울), 시와사람(광주), 시와정신(대전), 열린시학(서울) 등, 7개 계간문예지 모임. 들뜬 소란으로 출렁거리던 그 시끌벅적함이 자취를 감추면, 만취한 몸을 이끌고 걷는 밤거리, 공허만이 감돈다. 하룻밤 머물고 간다는 장종권 주간과 리토피아가 별빛처럼 아름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별이 빛나는 밤에" 라이브 카페, 풍요한 마음과 낭만이 강물처럼 출렁이고 있었다. 강경호 발행인과 김은아 시인 금년 등단한, 김승룡 시인 뒷풀이(시와정신과 리토피아)에 한 점을 찍었다
오랜 폭염 속에서 태풍이 지나간 흔적이 보이지 않는 한여름날, 조심스럽게 선택한 산, 언제나 부담스럽지 않는 산길이다. 40년 전통의 다정식당, 술맛과 안주도 그럴듯하다.
지난 3년간 주당 하루, 자문활동을 했던 엠쏘텍, 갑자기 3명이 떠나게 되어 내가 마련한 송별연, 모두 곧고 바른 사람들, 자주 볼 수 없어 아쉽다. 그러나 그날 나도 포함되어 버린 멋진 자리가 되었다. 보다 자유로운 영혼으로! >벤쳐오피스 옴나위없이 붐비는 길거리 썰물 진 갯벌처럼 훤해지면 자줏빛 윗도리, 자줏빛 타이를 펄럭거리며 카카오 택시를 불러 타고 만화 속 세상으로 들어간다 우중충한 엘리베이터, 어둠침침한 낭하 낡은 흑판처럼 흐릿한 머릿속이 아득한 꼬리를 물고 맴돌이하는 지난날 환상에 휘덮여 그려 놓은 노을빛 꿈, 휘청거리는 오만의 발걸음을 내딛는다 밋밋한 손가락은 출입문을 여는 열쇠 발광다이오드 불빛 환하게 부서지는 사각의 칸막이 수도승처럼 눈 내리뜨고 문자판 위에서 쟁기질하는 일소들이 누룩처..
무더웠던 날씨가 한순간 선선해졌다. 연화봉 정자에서 술에 흠뻑 젖다. 인터넷으로 구입한 길이 100m 호스를 이용하여 세미래공원에서 말라 죽어가고 있는 나무에게 물을 주다.
무더위 속, 대전문학관에서 열린 문학강좌, 무엇인가 가슴에 닿는 것이 있었다. 카돌릭관동대학 교수, 오주리 시인 깊이 보다 차분하고 진솔하게 털어놓는 말 속에서 이성과 감성이 교차하는 듯한 의식의 밑바닥이 보이는 듯, 알바이트와 학점에 쫏겼던 가난했던 젊은 시절 지난날 보았던, 사막의 우물처럼 캄캄한 바닥이 눈앞에 어른거렸다 술잔은 가벼워지고, 빈 뱃속은 충만해지고, 식당에서 커피샵으로, 카페로 술기운 거나하게 도는 석양이 이십 대의 여름날처럼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찜통 속에서 바람도 숨죽이는 하여름, 장동 자연휴양림 입구 주막, 그늘에서 술 2통에 거나하게 도는 술기운, 저벅저벅 올라가는 길 발이 멈추는 곳, 술이 깨고 무심도 깨어지고 술잔을 들키고 내려오는 길 거나한 술기운에 아무 생각이 없어 좋다 술취한 산길에서 행복은 결코 나를 잊은 ..
숨 막히는 무더위 불볕 속에서 바람 없는 산길을 걸어 보라 어두운 앞날이 물거품처럼 사라지리라 온몸은 비 오듯 땀을 흘리는데, 말라 바닥이 드러난 계곡 날파리와 산모기에게 짜증나게 괴롭힘을 당해보아라 소용돌이치던 머릿속은 하얀 백지가 되리라 검푸른 남매탑을 돌아 돌길 위에 무겁게 내딛는 발걸음 짙푸른 그늘 차가운 냇물이 흐르는 산자락 개울에서 시원한 맥주로 잔 속으로 불타는 한낮의 갈증이 기울어지고 있엇다.
보문산 산길, 무더위 속에서 굶주린 새, 지나가는 나에게 먹을 것을 달라고 조른다. 가진 것은 술안주로 매운 황태포, 생수에 씻어 잘게 찢어 벌린 부리 사이에 넣어 주었다. 갑자기 힘이 솟구쳤는가, 내 등으로 날라 와 앉는다. 여린 마음이 화창한 봄날처럼 한여름의 열기를 밀어내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