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전체 글 (1745)
벌레의 숨결
10월 / 오세영 무언가 잃어간다는 것은 하나씩 성숙해 간다는 것이다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돌아보면 문득 나 홀로 남아 있다 그리움에 목마르던 봄날 저녁 분분히 지던 꽃잎은 얼마나 슬펐던가 욕정으로 타오르던 여름 한낮 화상 입은 잎새들은 또 얼마나 아팠던가 그러나 ..
아침부터 비가 내리고 있다. 현충원 앞 덕명동 "풀밭에서" 술잔을 들다. 한참 후 취기가 돌자 비가 개었다. 휘청거리는 발길로 수 많은 묘지를 바라보다. 잠시 머물다 떠나는 세상, 무엇 때문에 시끄러운지 모르겠다.
전주 한옥마을 끝에 있는 무형유산원(문화재청 소속), 전주교육대학 앞에서 오천원짜리 백반에 막걸리 한 잔, 올라오는 취기를 누르며, 국궁, 공예품, 옷과 자수 등의 전시회를 관람했다. 버스에서 버스로, 보도에서 보도로 이어진 하루였다. 상냥하고 친절한 안내
해종일 비가 내릴 것 같다. 이런 때에는 산밑 주막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비가 그치는 순간을 기다리는 것이다. 좀처럼 비가 그칠 것 같지 않다. 빈 술병은 쌓이고, 머릿속은 젊은 날을 더듬고, 말은 꿈속을 달리고.... 오후 4시 하산, 홀로 중앙로 실내 양궁장, 동전 노래방을 섭렵했다. 삶..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3시간 동안 완만한 산길 7km를 걸었다. 다정식당에서 오래 전부터 알고 지냈던 4인방 모임, 40년의 세월이 흘러 버렸지만, 술자리만은 변함이 없었다. 뜨란채 카페, 커피 맛과 분위기도 모두에게 만족감을 안겨 주고............. 중앙로 실내 양궁장에서 15발의 화살은 모두 과녁으로 들어가고.....
찜통 같은 무더위가 물러간 9월, 역시 계룡산은 아름다운 산이다. 십년만에 다시 찾은 산,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6시간 동안, 10km 산길은 상쾌하고 풍광은 아름다웠다. 십년 후에도 다시 밟을 수 있을까?
무더위 속에서 걸음을 멈추었던 산행, 호우로 갈증이 풀린 풀과 나무들, 짙푸른 향기를 가르며 6시간 동안 축축이 젖어, 10km 산길을 걸었다. 뒤에서 땀에 젖은 아내의 얼굴이 들꽃처럼 웃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