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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의 숨결
매섭게 차가운 날씨, 몇 년만에 찾아온 한파, 영하 15도 이하, 두 뺨이 따갑게 시리다. 시루향기에서 막걸리 몇 잔으로 몸을 데우고 출발했으나, 1시간만에 하산, 벨라떼아드르에 따뜻한 커피, 그리고 술잔을........................., 이렇게 겨울날 하루가 흘러간다.
세미레고공원에서 1시간쯤 걸은 후, 초가네 식당, 궁막걸리와 순두부가 어울리는 한 쌍, 휘청거리는 발걸음, 떠벌리면서 완만한 숲길을 걸었다. 무거운 세월의 무게를 벗어날 수 있을까?
오전 일찍 시루향기에서 거나하게 한잔하고, 영하 10도 이하의 공기를 가르며 휘청거리는 발걸음, 하얗게 뒤덮힌 산야를 바라보며 걷는 것도 겨울 등산의 일미이다.
산밑 다정식당에서 들이킨 술 한잔에 산이 휘청거린다. 보문산성에서 시루봉으로 가는 길, 부질없는 전화에 일행에서 이탈, 홀로 산길을 걸었다. 차가운 겨울 산속에서 홀로 걷는 것, 외로운 발걸음이 그렇게 좋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
강추위가 물러가고 영상의 날씨가 찾아왔다. 유성시외버스터미널 인근, 사랑방 칼국수에서 오지어두루치기와 파전으로 아점, 반주 한 잔 하고, 흐느적거리는 몸으로 오랜만에 딛는 산길, 산의 위쪽엔 눈이 쌓여 있다. 등산을 마치고 둔산동 맛집 "남도항아리"에서 홍어삼합에 거나하게 들이키고.....
계족산 법동 등산로 입구, 식당에서 아점에 반주를 하고, 오르는 산길, 임도는 흔들리는 발걸음을 포근하게 감싸 준다. 4시간 정도 걸은 후, 남도항아리에서 저녁을, 식당 옆 노래방에서 뒤풀이를, 시간은 짙은 어둠 속으로 흘러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