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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의 숨결
아침부터 비가 내리고 있다. 현충원 앞 덕명동 "풀밭에서" 술잔을 들다. 한참 후 취기가 돌자 비가 개었다. 휘청거리는 발길로 수 많은 묘지를 바라보다. 잠시 머물다 떠나는 세상, 무엇 때문에 시끄러운지 모르겠다.
해종일 비가 내릴 것 같다. 이런 때에는 산밑 주막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비가 그치는 순간을 기다리는 것이다. 좀처럼 비가 그칠 것 같지 않다. 빈 술병은 쌓이고, 머릿속은 젊은 날을 더듬고, 말은 꿈속을 달리고.... 오후 4시 하산, 홀로 중앙로 실내 양궁장, 동전 노래방을 섭렵했다. 삶..
찜통 같은 무더위가 물러간 9월, 역시 계룡산은 아름다운 산이다. 십년만에 다시 찾은 산,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6시간 동안, 10km 산길은 상쾌하고 풍광은 아름다웠다. 십년 후에도 다시 밟을 수 있을까?

팔월의 마지막 산행, 초록 터널 청남대 가로수길, 별장가든 휴계소에서 술 한 잔으로 시작, 시원한 노래로 마감했다.
오랜 폭염 속에서 태풍이 지나간 흔적이 보이지 않는 한여름날, 조심스럽게 선택한 산, 언제나 부담스럽지 않는 산길이다. 40년 전통의 다정식당, 술맛과 안주도 그럴듯하다.
무더웠던 날씨가 한순간 선선해졌다. 연화봉 정자에서 술에 흠뻑 젖다. 인터넷으로 구입한 길이 100m 호스를 이용하여 세미래공원에서 말라 죽어가고 있는 나무에게 물을 주다.
찜통 속에서 바람도 숨죽이는 하여름, 장동 자연휴양림 입구 주막, 그늘에서 술 2통에 거나하게 도는 술기운, 저벅저벅 올라가는 길 발이 멈추는 곳, 술이 깨고 무심도 깨어지고 술잔을 들키고 내려오는 길 거나한 술기운에 아무 생각이 없어 좋다 술취한 산길에서 행복은 결코 나를 잊은 ..
보문산 산길, 무더위 속에서 굶주린 새, 지나가는 나에게 먹을 것을 달라고 조른다. 가진 것은 술안주로 매운 황태포, 생수에 씻어 잘게 찢어 벌린 부리 사이에 넣어 주었다. 갑자기 힘이 솟구쳤는가, 내 등으로 날라 와 앉는다. 여린 마음이 화창한 봄날처럼 한여름의 열기를 밀어내고 있..
불타는 여름, 대둔산 수락계곡 입구, 수락상회 식당에서 나물이 넘치는 비빔밥에 더덕 동동주 2항아리, 땀과 술에 젖은 몸을 차가운 계곡에 던져 놓고 더위를 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