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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의 숨결
남원공용버스터미널 가까운 길가에 주차하고, 택시를 타고 주천 외평마을 1구간 입구까지, 택시비는 8600원, 오전 10시반에 출발, 운봉마을에 오후 3시반에 도착, 5시간이 소요되었다. 운봉우체국 앞에서 버스를 타고 오후 4시에 남원 버스터미날에, 대전 집엔 오후 5시 40분에 도착. 흐린 날씨에 오후 한 때 소나기도 쏟아지고, 찬바람 속에서 으슬으슬한 한기가 온몸에 느껴졌지만, 지리산 둘레길에서 첫삽을 뜨는 날, 막걸리 한잔하며 무거운 발걸음을 재촉했다. 큰 산은 역시 다르다. 다른 산에서 볼 수 없는 시원한 오솔길, 울창한 숲, 큰 나무들, 내 머리속이 대숲으로 변했다.
늦은 봄날 흩날리는 꽃비를 가르며 남녘으로 내려가, 조선대학교 광기술공학과에서 특강을 했다. 대학교에서 하는 마지막 특강? 군중 앞에 서기 싫다는 것은 늙었다는 것. 강연 후 광주과학기술원(GIST)에 들렸다. 고등광기술연구소장직에서 물러나 평교수로 한 과목 강의를 맡고 금년 8월 정년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는 이박사의 얼굴에 여유 있는 미소가 감돌고 있었다.
시 / 詩 / poetry 문학의 한 부문. 시는 운문으로 씌어진 것이라는 것이 통념이며, 독일어에서 시는〈응축하다(dichten)〉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즉 시는 응축된 감정표현, 간단히 말하면 고양된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정의〕 S.T.콜리지는 시와 산문의 구별을 운(韻)의 유무에 따르지 않고,〈산문은 적당한 말의 훌륭한 구성이며, 시는 가장 적당한 말의 가장 훌륭한 구성이다〉라고 하였다. 특히 산문시라는 형식이 성립한 19세기 중반 이후, 시의 정의는 운율과 같은 외면적인 것이 아니고 한층 내면적인 요소에 의했다. 따라서 콜리지도〈시 작품은 진실을 목적으로 씌어지므로 일단 전달이 끝나면 필요없게 되지만, 시 작품은 전달 내용보다도 표현 자체가 목적이다. P.발레리가 산문을 보행(步行)에 비유하..
불새 박형준 봄꽃들― 나는 공기 속에서 죽은 사람을 태운 재를 마시는 상상을 한다 포클레인이 변두리의 집을 부수고 난 뒤 며칠이 흘렀다 집 부서진 자리마다 꽃송이들이 피어났다 잿더미 속에서 부활의 역사를 쓰며 자신이 죽을 때마다 그 흔적 속에서 태어난다는 태어날 때마다 아름..
주제 : 신발 판정 정민나 구두굽이 떨어져 나갔다 3cm 세상이 달아났다 늘푸른 세탁소의 강아지가 3cm 기울어져 멍멍 짖는다 길가에서 공놀이 하던 혜성이도 아파트 앞 공터에서 걸음마를 배우던 아현이도 3 cm 기울어진 세상의 경사면을 걷는다 아슬한 오후의 경계를 밟으며 나는 수선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