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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의 숨결
명산의 휴일은 인파와 먼지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관광버스가 풀어 놓은 뱀 떼들이 산등성이에서꼬리에 꼬리를 물고, 오염에 찌든 몸에서 풍기는 비릿한 땀내, 초록의 싱그러움이 퇴색되어 버렸다. 아마 간간히 활짝 핀 철쭉과 연화봉에서 비로봉까지 달리고 있는 산등성이가 없었다면......... 마음을 달래는 방법은 자신을 낭만의 호수에 던지고, 남에게 베푸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을 것이다. 하산길, 주막에 들려 산나물 전에 막걸리 한잔하고, 등산팀 우즐에게 풍기에서 약선정식을 대접했다.
성심원 성심교에서 출발, 시원한 나무 그늘에서 맥주를 한잔하고, 강변을 바라보며 걷는 숲길,아침재까지 새로 신설된 우회도로(3.5km)를 택했다. 본래 0.9km, 결과적으로 2.6km를 더 걸은 셈, 총 16km 이상을 6시간 동안 걸었다. 시원한 숲길을 오르락내리락, 응석산의 8부 능선, 해발 900m 임도로 이루어진 하산길은 상쾌했다.
백혜옥 시인과 김명이 시인의 초청으로 오정문학회 19회 시화전을 관람했다. 금년 애지로 등단한 이희은 시인과 인사를 나누고. 좋은 시와 그림을 접하면서 마음 속에서 여러 느낌과 생각들이 물안개처럼 피어올랐고, 오정문학회 가입의 계기가 되었다. 오른 쪽에서 왼쪽으로 백혜옥 시..
김진승 교수, 윤수하 선생, 김현희 선생과 함께 1시간 반을 달려 찾은 곳은 한누네 쉼터
직선의 사내 한 방향으로 곧게 뻗은 길 그가 일직선으로 걸을 때마다 직선이 드세게 드러난다 낡은 창고를 뜯어내고 내부를 개축했던 사내 노는 날이 많아 하룻낮을 산에서 산다 곁길을 모르고 점점 직선이 되어 가는 사내를 따라가다 보면 뜻밖에 굽은 길을 만난다 꼬부랑 오솔길 길섶..
명산 둘레길 하늘 가운데 아득한 산봉우리가 구름 속에서 보일 듯 말 듯 잔돌 깔린 산등성이 흐드러진 철쭉이 니일니일 붉게 물결치고 어릿광대 미소를 머금은 얼굴들 갈꽃 같은 은빛 머리칼을 나풀거리며 어기적어기적 산자락 오솔길을 더듬거리는데 숨찬 땀방울이 등을 타고 물줄기처..
'어천-운리' 구간 정보 거리 13.3km, 예상 시간 4시간 30 분, 난이도 상 웅크린 나에게 손을 내밀다-탁트인 가슴으로 의연해지는 그 곳 경상남도 산청군 단성면 어천리와 단성면 운리를 잇는 13.3km의 지리산둘레길. 어천-운리 구간은 힘든 곳이지만 산바람을 타고 걷는 길이다. 내리막과 오르막은 늘 도보여행자들에게 힘든 곳이다. 어천~운리는 등산로와 임도가 이어지는 길로 쉬엄쉬엄 걸어 오르다보면 이런저런 생각들이 사라지고 걷기에 집중할 수 있다. 한재를 넘어 임도를 만나기 전에는 어천계곡도 만난다. 어천계곡을 지나면 임도를 따라 걷는 길이 이어진다. 헬기장에 오르면 시원한 바람이 불고 시야가 탁 트인다. 내려다보면 청계 저수지가 보이고 돌아서 보면 걸어온 길들이 보인다. 청계저수지는 점촌 마을이 ..
비단으로 병풍을 두른 금병산 구간 거리 12.5km, 소요시간 7시간 30분, 초입부터 7km정도 매우 좋은 숲길이었다. 노루봉부터 3km 거리는 교도소 담 같은 ADD철책을 따라 매우 좁은 길, 은근히 스트레스가 쌓였다. 철책 옆길을 벗어나자마자 답답한 기분을 풀고 싶어 차가운 맥주를 허겁지겁 들이켰다. 도착점인 거칠메기고개를 1km 정도 남겨두고 길을 잃고 헤매고 다녔다(다시 가고 싶지 않은 구간). 안산동 버스종점에 도착했을 때 오후 6시 30분, 8시간 30분이 걸렸다. 무더운 초여름의 저녁이 나른한 몸을 무겁게 누르며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