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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의 숨결
차가운 겨울날, 정창섭교수, 김진승교수, 김경덕선생과 함께 한국관에서 점심을 하다. 약속 시간이 30분 정도 남아, 한국관 옆 커피샵에서 시간을 보내다.
매섭게 차가운 날씨, 몇 년만에 찾아온 한파, 영하 15도 이하, 두 뺨이 따갑게 시리다. 시루향기에서 막걸리 몇 잔으로 몸을 데우고 출발했으나, 1시간만에 하산, 벨라떼아드르에 따뜻한 커피, 그리고 술잔을........................., 이렇게 겨울날 하루가 흘러간다.
몇 년이 흘렀나. 감동적 해후, 옛날 신춘문예공모나라 대전 모임에서 만난 이유토 시인, 옛 사람을 만나면 지난 내 삶을 돌이켜 볼 수 있어 가슴이 뜨거워진다. 무지 속에서 돌진할 품새를 갖추고 있었던가. 음악이 흐르고, 시가 흐르고, 삶이 흐르는 카페의 공간이 아늑하다. 처음으로 참석한 시낭송회지만 앞으로 자주 기회를 가져야겠다. 대전 KBS홀 드림카페에서 노래와 시낭송이 번갈아 가며 진행, 뜨거운 기운이 휘몰아친다. 환영송, 루이스 호숫가에서 (윤승이, 최순종) 가곡, 나 그대에게 (박찬기) 가곡, 제비 (전동배) 겨울사랑/고정희 그 한번의 따뜻한 감촉 단 한번의 묵묵한 이별이 몇 번의 겨울을 버티게 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벽이 허물어지고 활짝 활짝 문 열리던 밤의 모닥불 사이로 마음과 마음을 헤..
십오년을 함께 지낸 산행팀, 우즐의 신년 산행, 푸르던 잎새 하나둘 날려 보내고, 잿빛 얼굴, 지난 시절이 얼얼한 술잔 위에서 춤추고 있다.
세미레고공원에서 1시간쯤 걸은 후, 초가네 식당, 궁막걸리와 순두부가 어울리는 한 쌍, 휘청거리는 발걸음, 떠벌리면서 완만한 숲길을 걸었다. 무거운 세월의 무게를 벗어날 수 있을까?
신년 어울모임, 오랜만에 함께 만났다. 정창섭교수, 이인원박사, 김진승교수, 짙푸른 날이 어제였는데, 이제 얼굴에 눈밭이 펼쳐지고 있었다. 전주 한국관, 파전, 비빔밥, 막걸리 모두 일미였다.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흐느적거리는 발걸음이 깃털처럼 가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