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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의 숨결

궁도장 폐쇄 15일, 오래 쉰 탓인지, 불만 연발하다가 갑자기 5시5중, 활이란 묘한 것이야. 즐거운 내기 편사도 승리로 끝나 목을 타고 넘어가는 술맛도 꿀맛이군!

며칠 보지 못한 고양이의 생존을 확인한 후, 유성천변따라 집으로 오는 길 개천에도 이렇게 큰 고기가 사는가? 방아깨비를 미끼로 낚은 고기! 9월 3일, 궁도장에서 돌아오는 길, 구름을 뚫고 쏟아지는 햇빛이여!

무더운 한여름 코로나를 피해 바람도 없는 산길을 걷다. 신선봉과 우산봉 사이 능선길에는 약한 바람이 지나간다. 파리도 너무 더웠나? 갑자기 막걸리 잔으로 뛰어든다

급격히 늘어나는 코로나 확진자, 활터를 피해 무더운 산길을 걸었다 우산봉을 지나 갈증을 달래려고, 막걸리를 한잔, 갑자기 벌이 날아와 막걸리를 쭉쭉 빤 후, 김치그릇으로 다이빙, 김치 국물 속에서 허우적거리네. 벌아, 아무리 안주가 급해도, 얼마나 매울까! 내 나무 젓가락이 한 생명 살렸군!

눈 하나 찢겨 실명 상태, 귀와 목 부분이 찢기고 탈모 상태로 피투성이, 처참하다. 먹이를 공급하다. - 8월 12일 일단 배고픔을 달래고. 4일 지나 기력을 회복하기 시작, 생존할 수 있을 것 같아 보인다 기력 회복(8월 18일~ 8월 21일) 돌봄 (8월 24일) 여러 강이 모인 바다 같은 활터인데, 바닷물이 되어야 하는데, 강물로 남아 빛깔과 맛이 각각 다르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 싫어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더 이상 다친 고양이의 생존을 돌볼 수 없어 아쉽다.

늦봄이 출렁이는 한낮 찰락찰락 붉은 혀 물 끌어 올리는 소리 녹슨 물그릇 위 맴도는데 좁은 우리 안 날바닥 아릿한 정적 속에 가로누운 울음 빠져나간 나무토막 삶의 여운 잦아드는데, 울타리에 젖버듬히 기댄 해당화 나무 물기 머금은 붉은 꽃 한 송이 아득히 올려놓고 있다.

옛 생각이 수천의 나뭇잎으로 물결치는 어쩌다 한번 찾는 오솔길에서 물여울처럼 다가와 해말간 웃음으로 가만 안아보고 내리는 손길이어도 바위틈 철쭉꽃으로 피어나는 사람이여 세월의 안개 너울거리는 숲속으로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