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의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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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산책로

한낮의 적막

연안 燕安 2020. 8. 17. 12:24

 

 

늦봄이 출렁이는 한낮

찰락찰락 붉은 혀

물 끌어 올리는 소리

녹슨 물그릇 위 맴도는데

좁은 우리 안 날바닥

아릿한 정적 속에 가로누운

울음 빠져나간 나무토막

삶의 여운 잦아드는데,

울타리에 젖버듬히 기댄 해당화 나무

물기 머금은 붉은 꽃 한 송이

아득히 올려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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