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전체 글 (1745)
벌레의 숨결
2014년 신춘문예 당선 시 모음 201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오리시계 이서빈 겨울, 오리가 연못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저녁이면 다시 걸어 나온다. 연못으로 들어간 발자국과 나간 발자국으로 눈은 녹는다. 시침으로 웅덩이가 닫히고, 방수까지 되는 시간들. 오리는 손목이 없는 대..
2014년도 문예진흥기금 공모사업 지원심의 결과(한국예술위원회) 우수문예지발간지원 단체명 대표자 지원신청사업명 지원예정액(원) (사)한국소설가협회백시종<한국소설>36,000,000한국추리작가협회강형구<계간 미스터리>16,000,000한국수필문학진흥회강철수<에세이문학>14,000,00..
중환자실 어둠침침한 중환자실 정강뼈를 뚫고 줄을 걸어 매달아 놓은 다리 한 짝에 몸의 중심을 빼앗겨버린 86세 김 할머니 굼깊게 주름진 얼굴 목구멍이 그르렁그르렁 끓는다 좁은 숨구멍으로 헐떡거리는 숨소리가 드나든다 잇따라 기침을 토해내도 한때 뜨거웠던 눈빛만은 여전하다 ..
가늘고 길게 설날을 앞두고 강추위 속에 국외로 떠난 P씨 바람까지도 얼어붙는 지린성 장춘 여객기에서 내리자마자 보낸 문자 메시지 “창밖에 보이는 저 고양이가 내가 보는 마지막 모습 같다” 낯선 땅 시간은 4박자의 아다지오로 흘렀다 이틀 후 다른 친구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
눈빛 오월 땡볕 코를 땅에 대고 아슬랑거리는 강아지 세 마리 그늘에 엎드려 갓 눈을 뜬 새끼를 쳐다보는 어미 개의 눈빛이 그윽하다 저 잔잔하고 따듯한, 낯익은 눈빛 은발의 상고머리에 회색 두루마기를 단정하게 입은 아버지의 손을 잡고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날 울긋불긋 옷차림한 ..
벽에 그림을 걸며 김 재 기 서재 안쪽 벽에 그림을 걸었다 걸어 놓은 자리에 울긋불긋 가로수 길이 뻗어났다 가슴속 불시울처럼 남아있던 자취가 깔렸다 바라볼수록 네가 있는 자리로 자꾸 마음이 번진다 나를 없애기 전엔 지울 수 없는 남은 불씨 하나가 뜨겁다 자꾸 바라보는 동안 너는..
사월의 눈빛 연붉은 봄빛이 산등성이를 타고 북녘으로 올라왔을 때 그렁그렁한 눈빛은 개나리가 시퍼렇게 멍든 남녘을 향해 내려갔다 흐드러진 벚꽃 해끗해끗 흩날리던 아침나절 연민 어린 눈빛들이 에워싼 기숙사 앞마당 헐떡한 얼굴에 퀭한 눈빛이 구급차 하얀 침대에 누워 있었다 구..
http://www.poempoem.com/
세계의 문학 신인상 1976년 창간 이후 한국 문학의 최전선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 온 계간 <세계의 문학>이 민음사 창사 40주년을 기념하여 <신인상> 제도를 정례화하고, 우리 문학의 내일을 이어갈 역량 있는 신인 작가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자 합니다. 탁월한 미적 감각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