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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의 숨결

코로나 때문에 오래만에 들렸다. 초빙교수로 12년 재직하는 동안 두터운 우의와 깊은 정감을 나누었던 김진승 교수도 정년퇴직을 한 후 벌써 1년이 지나고, 지나간 세월을 뒤돌아보며 식사와 차를 함께 했다. 연락을 늦게 받은 서주연 선생도 아쉬운지 잠시 바쁜 일과를 미루고 커피디딤에서 자리를 함께했다. 기억의 뒷편에서 함께 보낸 시간에 대한 그리움이 파도처럼 출렁거렸다.

8년만에 다시 밞은 숲길, * 계족산명품숲길100리코스는 50리씩 2개의 코스로 되어 있다. 첫번째 코스는 가양비래공원을 기점으로 하는 코스고 , 두번쨰코스는 장동산림욕장을 기점으로 하는 코스로 되어 있다. 첫번째코스는 특히 들머리가 많다. 계족산숲길은 산악마라톤코스로도 아주 유명하다 * 계족산 명품 숲길 100리 - 첫번째(위 지도에서 적색선으로 표시) 가양비래공원-비래사-용화사-죽림성사-연화사-임도삼거리-절고개-전망대-가양비래공원(20km 4시간50분) 가양비래공원 외에 비래사, 절고개, 용화사, 죽림정사등등 어떤곳이든 시작기점으로 한바퀴 돌아 원점으로 돌아올 수 있다. 오후 12시 40분, 가양네거리 버스 정류장에 도착, 코스를 확인하며 걷다보니 해는 서산에 걸리고 절고개에서 대전둘레산길 코스로, ..

결혼 49주년 기념으로 지금까지 이루지 못한 계룡산 종주를 하자는 아내의 말, 오전 11시 박정자에서 출발, 병사골탐방로로 진입, 장군봉, 큰배재, 남매탐, 삼불봉, 관음봉, 연천봉, 등운암을 거쳐 신원사로 하산, 오후 6시부터는 어둠이 내려 헤드랜턴을 착용하고 1시간 정도 야간산행, 오후 7시에 신원사에 도착, 총 8시간을 걸었다. 10분쯤 더 걸어 신원사 입구에 도착하니 공주행 버스는 떠나고, 논산행 버스가 대기, 앞에 불켜진 가게에서 택시를 불러타고 대전에 도착, 현관문이 열리지 않아 전문가를 불러 자물쇠를 교체, 고단한 몸을 소파에 던졌다. 황혼에 한번쯤 도전해 볼 만하다 . 신선한 충격에 잿빛 하늘이 밝아지기 때문인가.

맑은 하늘, 산들바람, 가벼운 발걸음으로 도덕봉을 오르다. 금수봉, 빈계산을 거쳐 하주차장(봉이호떡)으로, 8.9km 이상의 거리, 5시간을 걸었다.

매일 개와 함께 다니는 산책로, 길 옆 밤나무에서 쏟아진 밤들로 밤길이 되었다. 언제까지 이 산길을 걸을지 알 수 없지만, 평화와 풍요가 가득한 개밤길을 매일 쉬지 않고 걸을 것만은 분명하다.

답답한 마음은 풀어야 한다. 오후 12시 30부터 계룡산 관음봉으로, 가파른 돌계단을 밟고, 석양에 물든 남매탑에서 포도주를 한잔, 큰배재부터 캄캄한 어둠 속에서 헤드랜턴을 켜고, 돌길 위에 발걸음을, 이렇게라도 기분 전환을 해야 하는가. 오후 6시 30분부터 8시까지 캄캄한 어둠을 뚫고 한 시간 반을 더듬더듬, 산 아래, 시야가 밝아지는 느낌, 머릿속에 고요의 입김이 느껴진다.

김진승교수의 아들 결혼식, 삼성역 인근 도심공항터미날 3층 소노펠리체, 오랜만에 과학원 후배들(7회) 만났다. 42년 전 박사과정에서 만났던, 파릇파릇하던 젊은이들이 모두 노인되었다. 그래도 한때를 보냈다고 아득한 기억 속에 남은 몇 글자들, 김성원, 김호영, 황보창권, ......................... . 옛날 여러 사람의 입에서 요란하게 오르내리던 강남의 대치동이란 어떤 모습일까? 삼성역에서 대치역까지 2km쯤 걸었다. 황금만을 쫓는 자본주의의 산물, 고층 빌딩과 시멘트 건물들만 즐비하다. 답답한 마음으로 발걸음을 수서로, 오래만에 동훈이나 만나 회포를 풀어야겠다. 김진승교수의 아들 결혼식이 서울에서 있었다. 김진승 교수 서울 문리대 물리하과 동기들, 그들 중 2/3가 과학원 후배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