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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의 숨결
지리산둘레길에 속하지는 않지만, 1구간부터 20구간까지 지리산둘레길을 완주하고, 추가로 걸었다. 빛에 짙게 물든 산야, 세상사에 후즐근해진 몸을 깊이 묻었다. 눈도 마음도 축축히 젖어 17km거리를 걸었다. 삶이란 편한 것보다는 고달픈 편이 더 나은 것인가? 점심으로 약초전과 막걸리를 계획했는데, 주인 없는 가게의 문엔 자물쇠가 채워 있고, 어찌하리요. 소나무도 단풍이 든다는 것을 알았다.
산에 오르기엔 가을빛이 너무 좋다, 막걸리 한잔하고 싶어 찾은 주막이 멋졌다. 거나한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것은 미술품이 전시된 구멍가게? 가을에 왠 동백꽃이.... 그리움을 참을 수 없었나. 산 정상을 지나 내려오는 길에 들린 편백나무 숲, 싱그러운 내음이 켜켜히 쌓여 있다.
출처 : 시에/시에문학회글쓴이 : 성태현 원글보기메모 :
산길에 피어난 인연, 좌로부터 이은봉 시인, 백혜옥 시인, 본인, 이희은 시인
발밤발밤 깔딱거리는 개울의 노래를 지그시 듣는 숲길을 발밤발밤 걷고 있어요 천년 침묵이 흐르는 벼랑바위에 노랑나비 떼가 날개를 펴고 앉아 있네요 마른하늘 가운데 내 삶처럼 뜬구름이 알쏭달쏭 흐르고 있어요 시월의 산골짜기처럼 삶에 잠기고 싶어요 열렁거리는 대숲에 파랗게 ..
금년 4월 하순부터 시작한 지리산둘레산길 걷기, 일 주일에 한 번, 6개월 간의 대장정의 막이 내렸다. 가을빛에 물들은 하늘과 땅, 산들바람에 사락거리는 푸른 댓잎, 머리부터 발끝까지 시원하다. 초반부터 산동면사무소 앞에 돼지국밥에 막걸리 한잔하고, 거나하게 취한 발걸음으로 황금빛 들판을 가르고, 울긋불긋한 숲을 헤치며 걸었다. 가마솥 국밥 집에서 막걸리 한잔 산수유 시목지엔 천년의 향기가 흐르고 있었다. 지리산둘레길 종착지, 주천면 외평리, 캄캄함 밤에 도착하면 카메라에 담지 못할 풍경, 오전에 미리 담아 놓아 천만다행!
산동-주천 거리 : 15.9km 예상시간 : 약7시간 난이도 : 산동-주천, 중/ 주천-산동, 상 ♠ 산동-주천 구간 경유지 산동면사무소-산수유시목지(3.9km)-편백숲(2.2km)-밤재(2.7km)-지리산유스호스텔(4.3km)-주천(2.8km)전라남도 구례군 산동면과 전라북도 남원시 주천면을 잇는 15.9km의 지리산둘레길. 산동-주천구간은 지리산의 영봉 노고단을 바라보며 걸을 수 있고, 산동면 소재지인 원촌마을에 들어서면 오전에만 열리는 산동장(2일, 7일)에서 시골장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특히 봄철이면 현천마을에서 계척마을까지 이어진 산수유군락이 장관을 이루고, 계척마을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할머니 산수유나무와 정겨운 돌담길을 만날 수 있다. 편백나무숲을 지나면 밤재로 이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