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의 숨결

못난, 꽃의 운명 본문

발표작품

못난, 꽃의 운명

연안 燕安 2017. 3. 9. 22:55

    못난, 꽃의 운명
      마음을 비우는 것은 엎질러진 물처럼 나에게는 죽음을 택하라는 것 욕망은 꿈을 키우는 마법의 손길 불타는 욕정은 창조의 원동력 개털보다 못난 자여 쥐꼬리보다 못한 자여 이글거리는 탐욕의 불꽃이 사그라질 때 낮은 휘청거리며 상여처럼 다가오고 밤은 백치처럼 요란하게 우는가 불붙은 마음이 창고의 짐처럼 줄어들면 창백하게 빈 곳으로 암담한 어둠이 누룩뱀처럼 기어들지 비우는 것보다 채우는 것이 화려하게 피어나려는, 개똥밭에 구르는 못난 꽃의 운명이지 --열린시학 82호(2017년 봄)--

'발표작품'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펭귄마을 시냇가 - 2017 여름  (0) 2017.06.01
묘수 - 2017 여름  (0) 2017.06.01
가을의 농단  (0) 2017.03.06
점, 하나  (0) 2017.02.22
길잡이  (0) 2017.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