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의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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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작품

점, 하나

연안 燕安 2017. 2. 22. 17:51

  

    점, 하나
    티끌과 티끌이 손잡고 부스러기 아래서 미친개처럼 일하며 바람 잡고 사는 세상 붉은 입술 너울대는 길거리를 들락날락 암내를 쫓아 킁킁거리는 수캐처럼 돌아다녔네 거짓말과 꼼수가 판치는 무대에서 주술 걸린 좀비처럼 춤추었네 젓갈처럼 삭은 티끌세상 어둠 짙게 내린 병동 속 환자처럼 지냈네 가을걷이 지나간 들판 지스러기에 오무작대는 벌레 한 마리 먼지 하나 물고 가쁜 숨결 토하네 끝없는 시공 속 보이지 않는 점 하나 찍어 놓고 어둠 속으로 날아가고 있네. --시에티카16호(2017년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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