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의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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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작품

경계인

연안 燕安 2017. 2. 22. 16:48
    경계인
      일억 분지 일의 시간과 일조 분지 일의 공간은 의미를 부여하기엔 너무 작아 은하 속 보이지 않는 별처럼 운명 지어진 시공의 한 점이 사내에게 슬며시 소곤거린다 애간장 태우는 꽃바람, 귀엣말 속삭이는, 돌고래처럼 솟구치는, 광신도처럼 타오르는, 내려앉은 바람을 마시며 등나무처럼 키운 그늘을 버리고 앞으로 질주하는 경주로와 하늘을 우러르는 달구지길 사이 따가운 가을 햇살에 젖은 사내가 거친 땅바닥에 길을 내며 무거운 발걸음으로 절름절름 걷고 있다 허공 속 잉잉대는 벌레처럼 목쉰 소리로 날리는 어스름 타령 그어지는 한순간 환한 별똥의 꼬리 길면 어떻고 짧으면 어떠하냐.
        --시에 45호(2017년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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