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의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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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작품

강천산

연안 燕安 2017. 2. 22. 16:22
 
    강천산
    갈지자로 내딛는 첫발 양귀비꽃처럼 상기된 거친 숨소리 너는 뱀의 눈, 나는 뱀의 혀 민감한 쥐의 귀를 조심해야지 접시처럼 떠 있는 낮달 밑에서 내리꽂히는 물기둥 튀어 오르는 물방울 무지개 뜬 병풍바위 밑 젖버듬히 기울어져 품었던 비수를 푸른 물웅덩이에 내던지겠네 히얗게 안개꽃 피어오르면 타는 가슴 흥건히 젖게 하겠네 메타세쿼이아 두꺼운 그늘 차분하게 긴 꼬리 끌며 지나가는 한여름의 산자락. --시와정신 57호(2016년 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