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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의 숨결
개들과 함께 걷는 뒷산 오솔길, 두 여인의 호기심 어린 목소리가 나를 부른다. 산꼭대기의 중간 높이가 되는 능선 길에 손바닥만한 거북이가 어기적거리고 있었다. 누가 버리고 갔나? 아니면 수족관을 탈출해서 올라왔나? 이 산 속에서 살고 있었나? 있어야 할 곳에 있지 않고 없어야할 곳에 있다는 사실은 무수한 의문을 던진다.
전북대학에 온지 벌써 6년이 되었다. 이번 학기는 유난히 마음을 흔드는 것 같다. 시간은 꿈처럼 흘러간다. 김진승 교수, 국문학과 윤수하 선생, 박사과정 학생 김현희 씨, 광전자정보기술연구소 사무원 서주연 양, 나노과학기술학과 행정조교 최혜진 양과 함께 점심을 했다. 한여름 능원 식당의 닭볶음에선 따뜻한 정감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손바닥만한 텃밭이 여름의 불볕 속에서 무럭무럭 익어 가고 있었다. 말 없는 풀과 나무들은 목마른 한때를 그냥 보내지 않고 있다. 저 인내와 근면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텃밭 바로 앞 잔디 밭에 또야가 금년 4월부터 잠들어 있다. 그 곁에 지지 않고 있는 해당화가 아쉬운 눈짓을 ..
동탄에서 십 분 거리, 님도 만나고 뽕도 따고, 한여름 오후는 짙은 그늘을 부르고 있었다.
푸른 유월, 한여름의 기운이 뒤덮힌 땅에서 솟구치는 열기를 식혀줄 빗줄기가 폭포수처럼 쏟아지길 바랬는데, 흐린 하늘은 새 오줌같은 빗방울 쉬엄쉬엄 떨어뜨리고 있었다. 담양의 맛집, 떡갈비 전문점, 맛도 일품이지만, 아늑한 집 분위기와 칫솔과 양치액(gargle)이 비치되어 있는 화장실이 강한 인상을 남겼다. 정창섭 교수, 이인원 교수, 김현희 선생과 보낸 여름날 오후가 단감처럼 여물어 가고 잇었다. 점심 때 걸친 막걸리 두 잔에 은근히 오른 술기, 식히려고 들린 찻집, 이름도 모양도 눈길을 끈다
김진승 교수, 윤수하 선생, 김현희 선생과 함께 1시간 반을 달려 찾은 곳은 한누네 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