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의 숨결
[스크랩] 내일이 어버이 날이람서요?/김용길 본문
클 릭 ! 어머님 전상서
김 용 길
클릭!
어머님 전상서!
어머니 그간 안녕하신지요?
어머니 가신지 어언 17년이 되었습니다.
어머니 가신 후로 논에는 벼 대신 풀이 무성히 자라고
고라니가 잠자고 갑니다.
밤 밭에도 취나 고사리 대신 천남성과
쑥과 쑥부쟁이가 무성히 자랍니다.
그래도 제초제는 절대로 뿌리지 않고
제초기로 풀을 베는데
작년에는 두세 번 베다가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어머니가 계실 때는 발갛던 논과 밭이 이제는
쇠무릎, 둑새풀, 아상카리, 바랭이, 보태기...고것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잠시도 일을 손에서 놓지 않으시던 어머니께선 지금,
하늘 밭을 매고 계신가요?
호미 콕콕 쪼으시며
고,노,도,로,모,보,소,오,조,초,코,토,포,호
......
글자를 외우시던 어머니
이제는 편지도 쓰시고
컴퓨터도 하실 수 있겠지요?
메일 아니면 쪽지라도 주세요. 어머니!
클릭!
-2010년 7월 월간 우리시-
출처 : 시에/시에문학회
글쓴이 : 클아/김용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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