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의 숨결

당신이 이렇게 크게 다가올 줄 몰랐습니다. 본문

현대시모음

당신이 이렇게 크게 다가올 줄 몰랐습니다.

연안 燕安 2012. 2. 7. 19:25

· : 당신이 이렇게 크게 다가올 줄 몰랐습니다.
· 저자(시인) : 이준호
· 시집명 : 사랑이 아름다운 이유
· 출판연도(발표연도) : 2003
· 출판사명 : 시샘
· 링크주소 : http://cafe.daum.net/lifelee (34)
당신이 이렇게 크게 다가올 줄 몰랐습니다.

이 준 호


당신이 이렇게 크게 다가올 줄 몰랐습니다
내게 만큼은 늘 그 자리,
그 모습이라 생각했는데,
그저 남들처럼만 생각해온 줄 알았는데,
내가 몸을 움직일 때마다
몇 곱절 더한 몸짓으로 나를 흔들며
다가오는 메아리일 줄은 몰랐습니다

살며시 담아본 것 뿐인데,
그저 한번 내 안에 넣어본 것 뿐인데,
나의 뇌리 한가운데 당신이 있어
날마다 미치도록 당신을 그리워하게 될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당신이 예전에 했던
의미 없는 말 하나 하나도
지금은 다 당신입니다
당신이 내게 던져내던
투정기 어린 질책도,
그냥 지나치듯 내뱉었던 혼잣말도
지금은 다 사랑입니다
당신이 내게 준 시간 그 모두가
참을 수 없는 설레임으로 다가옵니다

오늘 새삼스레
당신이 이렇게 크게 다가올 줄 몰랐습니다
내가 당신을 이토록 사랑하게 될 줄을
진정 몰랐습니다.

 

 

· :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 김소월
· 저자(시인) : 김소월
· 시집명 :
· 출판연도(발표연도) : 1923
· 출판사명 :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김소월


봄 가을 없이 밤마다 돋는 달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이렇게 사무치게 그리울 줄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달이 암만 밝아도 쳐다볼 줄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이제금 저 달이 설움인 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 : 예전에는 미처 몰랐습니다
· 저자(시인) : 이희숙2
· 시집명 :
· 출판연도(발표연도) :
· 출판사명 :
예전에는 미처 몰랐습니다
그리움은
누군가를 기억해내는 순간
마음에 길하나 절로 열린다는 걸

예전에는 미처 몰랐습니다
보고 싶다는 말은
사랑한다는 말보다
몇 천 배 더 간절한 감정의 사치라는 걸

예전에는 미처 몰랐습니다
운명이라는 두 글자
사랑하는 그대이름 위에 쓰기 전까지는
그대라는 이름이 이토록 사무치는 그리움일 줄



2004년 - 喜也 李姬淑

 

· : 당신 앞에 나는
· 저자(시인) : 유응교
· 시집명 : 잠들지 않는 그리움
· 출판연도(발표연도) : 2004
· 출판사명 : 신아
당신 앞에 나는
槿岩/유응교


당신 앞에 나는
조용히 내리는
빗물이고 싶습니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당신의 몸을 적시며
흘러내리는 빗물이 되어
삶의 고통과 괴로움으로
당신이 흘리는 눈물을
받아주고 싶기 때문입니다.

당신 앞에 나는
쓸쓸히 떨어지는
낙엽이고 싶습니다.
작렬했던 지난여름
화려했던 추억을 간직한 채
기약 없이 흩날리는 낙엽이 되어
사랑의 아픈 상처 때문에
외롭게 걸어가는 당신의 발길아래
하나의 위안이 되고 싶기 때문입니다.


당신 앞에 나는
하얗게 내리는
첫눈이고 싶습니다.
모두 거두어간 회색빛 대지위에
사뿐사뿐 내리는 첫눈이 되어
모두가 떠나버린 빈자리에서
이 밤도 하염없이 누군가를 기다리는
당신의 허전한 마음 앞에
가슴 설레이는 기쁨이 되고 싶기 때문입니다.

내가
당신의
무엇이 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이렇게 행복할 줄은
예전에 미처 몰랐습니다.

 

· : 진달래 8부 능선에서 나는 펑펑 울었다.
· 저자(시인) : 한휘준
· 시집명 : 사랑 그 아름다운 말
· 출판연도(발표연도) : 2004
· 출판사명 : 그림과책
진달래 8부 능선에서 나는 펑펑 울었다.

詩 / 한 휘 준


지천으로 붉게 흐드러진
진달래 꽃 능선에서
그녀 생각이 발을 걸어서 넘어 졌네

진달래꽃보다 앙증맞은 입술의 그 소녀가
사랑 한다고 사랑 한다고
가슴 속 묻어 둔 푸른 밤 풍경소리처럼
파르르 떨리던 고백 차마하지 못하고

애꿎은 진달래 꽃잎만 자꾸 따서
오물오물 삼키던 그 호젓한 산속 길
어설픈 사랑의 뿌리 엉긴 추억이
오늘 갑자기 내 허리춤을 당겼다

바람에 흔들리는 진달래 꽃술마다
이처럼 향긋한 그대 그리운 사랑이
흔들리며 피어오르는 줄 예전에 미처 몰랐었네

나는 진달래 8부 거친 능선에서
일어 날줄 모르고
펑펑 소리 내어 울고 말았다,

진달래꽃 따서 입에 물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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