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의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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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모음

겨울에 피는 꽃/장 수남

연안 燕安 2011. 2. 13. 22:17

봄은 언제 찾아오는가.

언 땅에 추운 몸으로 햇살은

눈 발속에 몸을 숨기고

거대한 빙산 들녘은 하얀 바다 거리는

작은 섬들이 모여 닻을 올리고 노를

젓는다.

 

온 세상 하얗게 눈 덤이 깊숙이

감춰버렸다.

실직자 무거운 발자국들이

투명한 아스팔트 위를 조심스레

눈 덤이 속을 환하게 헤집고

잃어버린 옛 그림자 찾아 노를 젓는다.

 

차가운 경제. 일부 세력들의 끝없는

난장판 판 깔아놓고 한판승부

승자와 패자의 쓴 웃음들은

너는 어디쯤 가고 있는가.

 

고령의 금빛세월

이마에 갈색바람 분다.

어제 눈꽃피운 젊은 낭만의 계절 멈춘

시간들은…….

.

오늘은 누가 기다리고 있을까.

세상에서 멀어져 가는 어는

노부부의 흐트러진 모습도 아직은

겨울에 피는 꽃 눈꽃 한 송이 피워놓고

아름다운 환상에서

꿈을 꾸고 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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