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의 숨결

설야雪夜 본문

현대시모음

설야雪夜

연안 燕安 2012. 1. 18. 19:58
: 설야雪夜
 
· 저자(시인) : 이현우
 
· 시집명 : 서정과 현실(17권)
 
· 출판연도(발표연도) : 2011
 
· 출판사명 :
 
설야雪夜

봄날의 매화꽃 하염없이 지더니
겨울 와서 임 생각 더욱 아파라.
비원悲願인 양
높이 솟아 홀로 눈뜬 하늘엔
반만 남은 달
바라보면 율원리 행行 아득히 멀어
가슴에 미리 새긴
하얀 발자국.

 

· : 2월 설야 (雪夜)
 
· 저자(시인) : 고은영
 
· 시집명 :
 
· 출판연도(발표연도) :
 
· 출판사명 :
 
2월 설야 (雪夜)

(宵火)고은영



창 넘어 하이얀 눈송이들이
시린 얼굴로 밤을 부르고 있다
어김없이 올해도 봄을 시샘하는 눈발이
밤새 온 세상을 덮었다
봄의 화려한 유혹에도
나의 냉골엔 아픔만 서성대고
군불조차 지필 수 없는 얼룩진 가슴으로
희미한 그리움이 마지막 기차처럼
저 눈길을 헤치며 어디론가 달리고 있다

은둔했던 가난한 날들의 시름겨운 눈동자가
어두운 창가로부터 추억의 토막들을 실어 나르며
발기된 성기처럼 투영됐다 사라져 간다
아, 나는 이 더러운 질병의 범주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어느 겨울의 골목 아직도 밤길을 헤매이며
내리는 눈에 고립된 채 까부라지고 있나

정적에 사로잡힌 침묵의 새벽
희뿌옇게 밝아오는 창가를 응시한다
이제야 말로 나는 희망을 노래 불러야 한다
그런데 유리창은 왜 저렇게
지저분해져만 가는 것인가

20080226

 

· : 17: 설야(雪夜)`
 
· 저자(시인) : 이승복
 
· 시집명 : 산촌일기
 
· 출판연도(발표연도) : 1997
 
· 출판사명 : 푸른나라
 
설야(雪夜)
이승복



호기심 가득찬
눈망울이 창호지 뚫다
하릴없이 떠나면
신방의 호롱불 꺼지고
하늘 손님이
길라잡이 바람 앞세워
조용히 안긴다.
하얀 속살이 눈처럼
빛나는 긴긴 밤
보듬어 안아 그리움풀어
온밤 사랑을 수놓고
갓 시집온 부끄러움에
새 아침을 맞는다
살포시 숙인 자태로.

 

· : 설야雪夜
 
· 저자(시인) : 임영준
 
· 시집명 :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 출판연도(발표연도) : 2004.4
 
· 출판사명 : 세인
 
밤이
별나게 깊고 적적하더니
자우룩한 함박눈을 쏟아낸다

먼 산 계곡엔
생령이 꿈꾸고
두터운 별무덤이 솟는다

저 무수한 깃털이
애처로이 떨어지고 있는데
어찌 세상은
눈 감고 저물어만 있는지

하얀 전령들이
곁붙어 속삭이며
지순한 그리움을 쌓는다

 

· : 설야(雪夜)
 
· 저자(시인) : 권경업
 
· 시집명 : 오래전, 그대도 꽃다운 누군가의 눈부신 눈물이었습니다
 
· 출판연도(발표연도) : 2001
 
· 출판사명 : 문학과청년
 
· 링크주소 : http://www.poet.or.kr/sisan/ (32)
설야(雪夜)

권경업


청솔가지 눈 쓸리는 소리
제 무게 겨워
막막한 어둠으로 쓸리는 소리
쓸쓸한 가슴 쓸리는 소리

 

· : 작은 엽서·10 -설야
 
· 저자(시인) : 김선태
 
· 시집명 : 작은 엽서
 
· 출판연도(발표연도) : 1998
 
· 출판사명 : 월간 현대시
 
· 링크주소 : http://my.dreamwiz.com/ksentae (11)
작은 엽서·10
- 설야

김선태


그리운 모습 그대는 멀다
아련한 모습 너는 가깝다
다만 외로이 멀고 가까움
깊은 겨울밤 뾰롱한 촛불
사륵 사르륵 눈오는 소리

 

· : 설야(雪夜) -산사 6
 
· 저자(시인) : 송문헌
 
· 시집명 : 아라리는 아직도 이 거리에 있다
 
· 출판연도(발표연도) : 2003
 
· 출판사명 : 시학사
 
雪夜 - 山寺.6 -

송문헌


눈 내린 밤 산중
여윈 쪽달이
골 깊은 계곡 칼바위에 꽂혀
절간 샅샅이 밤을 뒤지니
날선 바람 풍경 세우고
산짐승 숨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 : 설야(雪野)
 
· 저자(시인) : 이길원
 
· 시집명 : 어느 아침 나무가 되어
 
· 출판연도(발표연도) :
 
· 출판사명 :
 
· 링크주소 : http://www.leegilwon.pe.kr (4)
雪 野

이 길 원

하느님은
언제부터 아셨을까

어느 여름밤
바람결에 지던 라일락 향을 스치고
빛과 천둥의 그림자를 접어 만든
結晶같은 모습으로
輪廻의 緣을 넘고 또 넘은
겨울나무에
이렇게 탐스런 흰 꽃잎 내려야
슬픈 겨울을 덮을 수 있다는 것을...

1990. 1. 30.
눈오는 겨울밤에

 

· : 설야(雪夜) - 김은숙
 
· 저자(시인) : 김은숙
 
· 시집명 : 그대에게 가는 길
 
· 출판연도(발표연도) : 1998
 
· 출판사명 :
 
雪 夜

김 은 숙


황량, 황량한 바람 안고
온 하늘 흐느끼는 한밤
그대여
사박사박 창호지문 흔들릴 것 같은
내밀한 두런거림을 들으셨나요

멀리서 고요히 깊어가는 시간
멀리서 고요히 사무치는 사랑
그대, 순결한 이름 앞에
자작나무 몸짓으로 그리워 그리워
숨죽여 감추는 부끄럼
감빛으로 감빛으로 뜨거워지면
태초의 매혹
어둠 속 빈 가슴들 먼저 예감하고
술럴술렁 은밀히 설레이네요

수많은 빛의 잔치, 수많은 빛의 적멸
수많은 꽃숭어리의 꿈길같은 하강
아득한 전설이룬 눈꽃, 눈꽃, 눈꽃의 향연
그대여
처음 눈맞춤으로 열리던 환희
그 빈틈없는 떨림으로
눈부신 용서같은 탈바꿈하신 건가요

 

· : 설야(雪夜) - 김종길
 
· 저자(시인) : 김종길
 
· 시집명 :
 
· 출판연도(발표연도) :
 
· 출판사명 :
 
눈 오면 그리움
한결 더하여

눈 속에 차운 볼이
꽃으로 피네.

말없이 밟아가는
어스름길에

눈은 소리없이
쌓여만 가고,

西天엔 눈보라와
보라빛 落照,

어디메 먼 곳엔
그리운 靑山.

 

· : 설야 - 이외수
 
· 저자(시인) : 이외수
 
· 시집명 :
 
· 출판연도(발표연도) :
 
· 출판사명 :
 
사람들은 믿지 않으리
내가 홀로 깊은 밤에 시를 쓰며
눈이 내린다는 말 한마디

어디선가
나귀등에 몽상의 봇짐을 싣고
나그네 하나 떠나가는지
방울소리
들리는데
창을 열면 아무도 보이지 않고
함박눈만 쌓여라
숨죽인 새벽 두 시

생각나느니 그리운 이여
나는 무슨 이유로
전생의 어느 호젓한 길섶에
그대를 두고 떠나왔던가

오늘밤엔 기다리며 기다리며
간직해 둔 그대 말씀
자욱한 눈 송이로 내리는데
이제 사람들은 믿지 않으리
내가 홀로 깊은 밤에 시를 쓰면
울고 싶다는 말 한마디
이미 세상은 내게서 등을 돌리고
살아온 한 생애가 부질없구나

하지만 이 시간 누구든 홀로
깨어있음으로 소중한 이여
보라 그대 외롭고 그립다던 나날 속에
저리도 자욱히 내리는 눈
아무도 걷지 않은 순백의 길 하나
그대 전생까지 닿아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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