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의 숨결
겨울에 피는 꽃/장 수남 본문
봄은 언제 찾아오는가.
언 땅에 추운 몸으로 햇살은
눈 발속에 몸을 숨기고
거대한 빙산 들녘은 하얀 바다 거리는
작은 섬들이 모여 닻을 올리고 노를
젓는다.
온 세상 하얗게 눈 덤이 깊숙이
감춰버렸다.
실직자 무거운 발자국들이
투명한 아스팔트 위를 조심스레
눈 덤이 속을 환하게 헤집고
잃어버린 옛 그림자 찾아 노를 젓는다.
차가운 경제. 일부 세력들의 끝없는
난장판 판 깔아놓고 한판승부
승자와 패자의 쓴 웃음들은
너는 어디쯤 가고 있는가.
고령의 금빛세월
이마에 갈색바람 분다.
어제 눈꽃피운 젊은 낭만의 계절 멈춘
시간들은…….
.
오늘은 누가 기다리고 있을까.
세상에서 멀어져 가는 어는
노부부의 흐트러진 모습도 아직은
겨울에 피는 꽃 눈꽃 한 송이 피워놓고
아름다운 환상에서
꿈을 꾸고 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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