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의 숨결

설야(雪夜) 본문

현대시모음

설야(雪夜)

연안 燕安 2011. 12. 14. 22:04






설야(雪夜) 김 광 균 어느 먼- 곳의 그리운 소식이기에 이 한밤 소리없이 흩날리느뇨. 처마끝에 호롱불 여워어 가며 서글픈 옛 자취인 양 흰 눈이 내려 하이얀 입김 절로 가슴이 메여 마음 허공에 등불을 켜고 내 홀로 밤 깊어 뜰에 내리면 먼- 곳에 女人의 옷 벗는 소리 희미한 눈발 이는 어느 잃어진 追憶의 조각이기에 싸늘한 추회(追悔)이리 가쁘게 설레이느뇨. 한 줄기 빛도 香氣도 없이 호올로 차디 찬 의상(衣裳)을 하고 흰 눈은 내려 내려서 쌓여 내 슬픔 그 위에 고이 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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