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의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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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작품

사냑 효과 -2018 여름

연안 燕安 2018. 7. 2. 19:17
 

    사냑 효과 투명한 시간이 검게 물들어 간다 어스름이 양복의 그림자들을 하나둘 지우고 있다 찬웃음 물결치는 이름 없는 거리 잔가시 촘촘한 해당화에서 장미향 나네 한쪽으로만 돌아가는 세상에서 흩어지는 날 독수리는 하늘 높이 날아오르고 뱀은 땅바닥을 기어가고, 방향 따라 위상은 다른가 봐 꽃 피우려 수액 나르던 줄기는 잘려나가고 나이테 동그마니 남은 등걸로 다시 만나는 날 다른 삶이 그린 간섭무늬 주름진 흑백의 문신처럼 선명하겠지 시간이 바꿔버린 삶의 빛깔 골 깊은 세상살이의 흔적 어찌할 수 없는 거야 뒤틀린 아픔 속에서 빈 통에 나날을 구겨 넣으며 만종의 종소리 울려오는 해거름 들길을 그냥 웃으며 걷는 거야. --시에 50호(2018년 여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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