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의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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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작품

봄의 점묘 - 2017년 가을

연안 燕安 2017. 10. 25. 08:17
 

    봄의 점묘
      흥건히 젖은 단꿈 깨어나 뒤돌아보지도 않고 봄날은 도둑고양이처럼 떠나가는데 호젓한 산길 힘없는 나무 긴 팔 뻗어 칙칙한 길바닥에 심어 놓은, 점점이 피어나는 꽃잎 멀리 떠난 여인의 눈빛처럼 흔들리는데 매달리던 손 놓아버리고 너운너운히 허공의 밑바닥에 내려앉아 더 환하게 물결치는 뒷마무리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뛰어넘어 무희 같은 몸짓으로 마지막 그려 놓은 풍경화 세상의 먼지 털어버리고 그림이 되어 그림 속으로 들어선다.
        --다층 75호(2017년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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