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의 숨결

낮달 - 시와 사람 2014년 봄호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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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달 - 시와 사람 2014년 봄호

연안 燕安 2014. 3. 5. 20:17
 

    낮달 한겨울 흰 추위에 얼어붙은 낮달이 동녘에 허연 접시처럼 덤덤하게 떠 있다 붉은 해를 지우고 실내 어둠 속에 희끄무레 해를 띄웠던 낡은 촛대엔 시든 불빛 아직도 흐릿한데, 에구붓이 뻗은 나뭇가지 위로 납빛 장막을 젖히고 드러낸 은자의 희뿌연 얼굴 호젓한 초극(超克)의 길, 가난도 아름답다 황혼 속 벌레의 숨결 같은 바람 한 자락 메마른 겨울 숲을 지나고 있다. --시와 사람 2014년 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