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의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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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모음

부치지 못한 편지

연안 燕安 2011. 3. 22. 01:01

부치지 못한 편지

 

                           청산 / 강대환

 

 

문패 하나 없는 높다란 주소 창에

숨 죽이고 밤새 흔든 묵언을 보내면

수취 불명으로 허공속에 떠 다니다

허기진 그리움으로

텅 빈 가슴에 외로운 영혼 되어

어찌 빛만 남기고 오시는가

여린 가슴에 넘치는 사랑

다 주고 또 주고도

언제나 모자란 듯 그렇게 사시더니

심청처럼 인당수에 몸 던져 연꽃위에 앉으셨나

신비한 못 (池) 물 깊어 옥빛 띠는데

여인의 향기 파랗게 서린다

추억을 간직한 서글픈 잔별들이

애절한 사연 안고 여명에 사라지고

원홍의 진홍빛 태양이 떠 오르면

가슴앎이 씻어 내는 소리

심장병 닦아내는 소리 누구의 울음인가

탯줄 찾아

영원한 사랑 꿈꾸는 이 밤에

조용히 불러봅니다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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