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의 숨결
봄볕이 너무 좋아 본문
봄볕이 너무 좋아
오용수
스무 해 남짓 다닌 골목길이
봄볕에 문득 낯이 설어
여기가 어디더라
한참을 두리번거리다가
헛기침 두어 번 하고도
지금 어디를 가는 지 헷갈려서
어디, 그 어디쯤에
멈춰 섰노라면
내가 누구더라,
마치 타인 같은
생면부지 같은 기억상실증
그 참 회한한 일이여
다시 태어나고 싶어라
봄볕이 너무 좋아
좋아서, 티도 흠도 없는
해맑은 사랑으로
봄볕이 너무 좋아
오용수
스무 해 남짓 다닌 골목길이
봄볕에 문득 낯이 설어
여기가 어디더라
한참을 두리번거리다가
헛기침 두어 번 하고도
지금 어디를 가는 지 헷갈려서
어디, 그 어디쯤에
멈춰 섰노라면
내가 누구더라,
마치 타인 같은
생면부지 같은 기억상실증
그 참 회한한 일이여
다시 태어나고 싶어라
봄볕이 너무 좋아
좋아서, 티도 흠도 없는
해맑은 사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