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의 숨결

공원 - 월간 우리시 4월호<298호> 본문

기타(필자교환)

공원 - 월간 우리시 4월호<298호>

연안 燕安 2013. 2. 24. 14:44
 
    공원 언제나 문이 열려 있는 공원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아이와 노인 노숙자 강아지도 모두 이곳으로 모여든다 고요한 숲, 때때로 나무는 가지마다 바람을 물고 울어 대고 찌르륵거리는 풀벌레 소리 지나가는 새의 발목을 붙잡는다 한적한 공간엔 늘 삶의 소리가 맴돈다 밤새 빗방울에 빛깔과 모습을 바꾸는 풀과 나무들 공원은 어두운 흔적을 지우고 길가에 작은 풀꽃, 나무에 흐드러진 꽃 도시는 이곳에 와서 숨을 쉰다 지친 마음을 내려놓고 돌아간다 호젓한 오솔길을 왔다가는 발걸음 소리, 도란거리는 속삭임에도 잠잠한 공원 비 오는 날 공치는 날품팔이 막일꾼 종일 정자에 죽치고 있어도 묵묵히 그를 지켜볼 뿐 삽상한 바람이 우듬지 높은 나무를 밟고 지나가는 공원 넓고 아늑한 어머니의 품이다. --월간 우리시 4월호<298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