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의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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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집 풍경
마경덕
낡은 추녀 끝
간장 한 종지의 바람이 담겨있었다
처마 밑을 스치는 바람에 밀려
맑은 소리 한 대접 머리 위로 쏟아졌다
작은 놋쇠종지가
제 그릇보다 큰 소리를 품고 있다니,
엎질러진 바람이
파문을 그리며 멀리 번지는 것을 보았다
마당에 뒹구는 소반小盤에 내려앉는 것도 보았다
자린고비처럼
물고기 한 마리 흔들흔들, 허공에 매달아두고
산모롱이 그 빈집
소리로 주린 배를 채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