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의 숨결
유채꽃 본문
· : 섬마을 유채꽃 |
· 저자(시인) : 박금숙 |
· 시집명 : 하얀 그리움 |
· 출판연도(발표연도) : 2005 |
· 출판사명 : 책나라 |
섬마을 유채꽃 박금숙 이른 봄부터 섬마을은 유채꽃 축제가 열린다 마을 어귀부터 언덕 비탈진 곳까지 질서 정연하게 키를 맞추고 파도가 한 번 발을 구르고 나면 노란 유채꽃도 일제히 물결을 이룬다 갯바람의 비린 식성으로 윤기가 자르르 흐른다 떼 지어 몰려온 갈매기의 함성에 의기양양 꽃 대궁을 세우면 마늘밭 숨차게 날아온 나비가 호기를 누리는 순간이다 초유 같은 누런 젖물을 빨아 금세 꽁무니가 부르다 꽃 무덤을 파고 눌러앉은 마을은 어느새 신방이 되어있다 허리가 휘어진 돌담 아래 유채밭이 혼사를 앞둔 처녀의 몫 이란다 어느 신부의 화관이 저리 고울까 지금 섬마을은 유채꽃 축제가 한창이다. |
· : 유채꽃 바다 |
· 저자(시인) : 이향아 |
· 시집명 : 살아 있는 날들의 이별 |
· 출판연도(발표연도) : 1998 |
· 출판사명 : 도서출판 마을 |
· 링크주소 : ![]() |
유채꽃 바다 이향아 유채꽃 보러 그와 갔었다 남쪽 섬 제주도 5월이었어 우리는 웃으면서 사진을 찍었지 유채꽃처럼 유채꽃처럼 하늘하늘 웃는 얼굴로 아린 듯 슬픈 듯 가슴이 조였었지 유채꽃은 지칠 듯이 아슴한 바다 빠져 죽고 싶은 바다였었지 함께 죽는다면야 죽고 싶었지 |
· : 겨울 유채꽃 |
· 저자(시인) : 이승훈 |
· 시집명 : 비누 |
· 출판연도(발표연도) : 2004 |
· 출판사명 : 고요아침 |
· 링크주소 : ![]() |
겨울 유채꽃 이승훈 제주 민속 마을로 가던 길인지 민속 마을에서 돌아 오던 길인지 분명치 않다 송 선생이 차를 몰고 뒷좌석 엔 제주 출신 서안나 시인이 앉아 있었다 내가 놀란 건 길가 넓은 밭에 노란 유채꽃이 가득히 피어 있던 것 겨 울에도 유채꽃이 피느냐는 나의 물음에 송 선생 왈 정 신 나간 꽃입니다 나는 하도 재미있어 말했다 그래 미 친 꽃 송선생 사람만 미치는 게 아니라 꽃도 미치는 세상이야 그리고 한참 가니 또 노란 유채꽃이 나타나 고 이번엔 안나가 말했다 선생님 잠시 내려 구경 좀 해 요 그래 그러자 우린 차에서 내려 꽃구역을 하고 안나 가 노란 유채꽃 한 송이를 꺾던 제주 겨울 시골길 |
· : 유채꽃밭 노오란 - 나태주 |
· 저자(시인) : 나태주 |
· 시집명 : 슬픈 젊은 날 |
· 출판연도(발표연도) : 1975 |
· 출판사명 : 토우 |
유채꽃밭 노오란 나태주 유채꽃밭 노오란 꽃 핀 것만 봐도 눈물 고였다. 너무나 순정적인 너무나 맹목적인 아, 열여섯 살짜리 달빛의 이슬의 안쓰렁누 발목이여. 모가지여. 가슴이여. |
· : 유채꽃 바다 - 홍해리 |
· 저자(시인) : 홍해리 |
· 시집명 : 투명한 슬픔 |
· 출판연도(발표연도) : 1996 |
· 출판사명 : |
유채꽃 바다 홍해리(洪海里) 보아라 저 바다가 어떻게 피는지 노랗게 피어 있는 누이야 푸른 바다 고랑고랑 일구어 피워 놓은 유채꽃 밭머리마다 <꽃값을 받습니다, 일인당 500원!> 팻말을 엉성하게 박아 놓았다 얼마나 생각이 간절했으면 먼 바다가 노랗게 불을 밝히고 일출봉을 오르고 있을 때 바닷속에 잠든 아버지의 등은 꺼져 있고 바다 위에는 하얀 연꽃만 일고 있구나 바람은 연초록 손가락을 까딱이면서 연분홍 혓바닥으로 반야심경을 외고 눈물 퉁퉁 부은 입술로 떨고 있는 회심곡 한 소절의 누이야 한라산 올라가는 길 따라 바람은 사납게 으르렁거리고 우박이 때아니게 후둑거린다 여기와 저기가 이렇게 다르구나 꽃피는 봄바다에 아버지 안 계셔도 저 바다가 울음인 것을 검은 물옷 입고 바다로 들어가는 누이야 어머니 가슴에도 꽃을 피워야 하지 않느냐 저 노란 울음으로 피는 유채꽃 한송이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