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의 숨결
산길에서 잃어버린 마로의 귀가 - 본문
9월 26일 화요일 오후 4시, 6시에 약속된 저녁식사 때문에 시간이 넉넉하지 못했지만,
가볍게 개와 함께하는 산책길, 마송, 마롱 2마리는 목줄을 하고, 15살 먹은 늙은 마로는 목줄을 하지 않고,
산으로 오른 비탈길, 법섬암에 도착한 순간 공원으로 내려갔던 마로가 헐떡거리며 다가왔다.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경주 이씨 산소 묘역쪽으로 향하는데,
녀석이 두 발로 내 무릎을 찍으며, 오르막길로 가자고 의사를 표시한다. 시간의 여유가 없지만,
모처럼 산길을 오르겠다는 녀석이 대견스러워 우산봉 쪽으로 발길을 내딛었다.
우산봉과 구암사 갈림길을 지나 한 30초 눈길을 멈추는 순간, 녀석은 감쪽같이 사리지고,
마로의 침묵 강아지 때부터 오랜 세월을 함께 보낸 마로 먹지도 짖지도 않고 힘없이 엎드려 노을에 잠긴 교회의 십자가를 그윽이 바라본다 깊고 고요한 눈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내 가슴에도 스산한 바람이 분다 불볕 같은 삶을 살다가 어느 날 다가온 생사의 갈림길에서 지난 삶에 대한 분노와 회한에 젖은 내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죽음은 누구나 처음 맞는 마지막 경험 저 눈에 도사린 보이지 않는 두려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침묵만 흐른다 늙고 병든 개 가야 할 길 어딘지도 모르고 어디론가 불안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
6일 동안 매일 근심과 걱정 속에서, 제대로 밥도 못먹고, 잠도 못 자고, 수색을 위해 반석동-구암사-시가 있는 언덕-안산동 주변 산과 들로 하루 7-8시간 걸은 후 낙담에 젖어 노곤한 몸으로 귀가했다.
10월 1일 일요일, 막내 아들로부터 온 전화, 마로가 세종시로 향하는 자동차 전용도로(BRT)에서 구조되어
세종시 유기견보호센터에 있었다.
위 갈림길을 지나 마로는 사려졌다
마로의 흔적을 찾아 다른 개들이 사는 안산동 주변 산과 들판을 수색했다
9월 28일, 아파트 내와 주변, 곳곳에 분실을 게시했다.
긴박한 과정에도 유기견 다롱이의 주인을 찾아 주어, 마음 뿌듯했다
세종시 유기견보호센터에서 공고한 마로의 사진
세종시 위탁 유기견보호센터, 리얼펫 동물병원
세종시 유기견보호센터에서 다시 찾은, 긴장이 풀어진 마로의 모습, 편안하게 보인다.
마로를 위로하려고 개집을 찾아온 손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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