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의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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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모음

막차/도종환

연안 燕安 2011. 7. 24. 15:55

 

막차

 

 

오늘도 막차처럼 돌아온다

희미한 불빛으로 발등을 밝히며 돌아온다

내 안에도 기울어진 등받이에 몸 기댄 채

지친 속도에 몸 맡긴 이와

달아올랐던 얼굴 차창에 식히며

가만히 호흡을 가다듬는 이 하나

내 안에도 눈꺼풀은 한없이 허물어지는데

가끔씩 눈 들어 어두운 창밖을 응시하는

승객 몇이 함께 실려 돌아온다

오늘도 많이 덜컹거렸다

급제동을 걸어 충돌을 피한 골목도 있었고

아슬아슬하게 넘어온 시간도 있었다

그 하루치의 아슬아슬함 위로

초가을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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