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의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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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모음

염지봉선화가

연안 燕安 2011. 7. 8. 23:43

 

染指鳳仙花歌(염지봉선화가)

 

금빛화분 저녁이슬 규방에 맺히면,

아가씨 열 손가락 곱기도 해라.

대절구로 짓찧어 배추 잎으로 말아,

등잔 앞에 매느라 귀고리가 딸랑딸랑.

새벽에 일어나 주렴 걷어 올리니,

반가와라 붉은 별이 거울 면에 비치네.

꽃잎을 뜯으면 호랑나비 나는 듯,

가야금 탈 때는 복사꽃 놀라 떨어지네.

정성껏 분바르고 쪽머리 손질하면,

소강상 대나무에 피눈물 얼룩지듯.

이따금 붓 잡고 초승달 눈썹 그리면,

붉은 비가 봄 동산을 지나간 듯.

 

金盆夕露凝紅房(금분다로응홍방)  佳人十指纖纖長(가인십지섬섬장) 竹碾搗出捲菘葉(죽연도출권숭엽)  燈前動護雙鳴璫(등전동호쌍명당) 粧褸曉起簾初捲(장루효기렴초권)  意看火星抛鏡面(의간화성포경면) 拾草疑飛紅ㅇ蝶(습초의비홍협접)  彈箏驚落桃花片(탄쟁경낙도화편) 徐勻粉頰整羅鬟(서균분협정라환)  湘竹臨江淚血斑(상죽림강루혈반) 時把彩毫描却月(시파채호묘각월)  只疑紅雨過春山(지의홍우과춘산)

 

 

허난설헌(許蘭雪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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