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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의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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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산책

백혜옥 화가의 작품 셰게

연안 燕安 2014. 7. 6. 09:18

   
 
  ▲ 백혜옥作 ‘꿈꾸는 정원’  
 

 

대전 대미갤러리에서 열린,작가 백혜옥의 개인전 ‘꿈꾸는 정원’에서.

백 작가는 이번 개인전에서 정원에서 느낄 수 있는 자연적인 소재를 이용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정원에 비유한다.

따뜻한 단색으로 펼쳐진 화면 위에 두툼하게 겹쳐진 질감은 입체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또 그는 절제된 색감으로 현대인의 자화상을 그려낸다.

단색으로 펼쳐진 화면 위에 아련하게 표현한 인물의 윤곽은 작가의 자화상일 수도 있고, 누군가의 초상일 수도 있다.

작품을 들여다보면 인물 전체적 형상만 드러난다.

그는 “자본주의적 삶의 방식이 자아를 잃게 만든다면 그것은 바로 영혼의 상실을 말하는 것”이라며 “자연은 말할 것도 없이 인간의 영혼마저 사물화하면 삶이 무의미 해진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백백혜옥 화가는 장흥군 용산면에서 태어나 충남대학교와 한남대학교 대학원을 졸업.
한국현대미술 대상전 최우수상,특선을 비롯하여 전라남도 미술대전, 구상전, 목우회 공모전,

한국미술문화대전, 여성미술대전, 충남미술대전, 대전시 미술대전 등에서 입상.
현재 대전시에 거주, 대전동구 문화원의 운영위원으로 문화예술의 발전에 힘쓰고 있으며,

한국미술협회 회원, 형상전 회원, 화이트포럼 회원, 대전광역시 미술대전 초대작가이다

* 2010 시와정신(33)으로 등단, 오정문학회원 

 

 

 

비 오는 날이면 / 백혜옥

 

비 오는 날

일곱 시가 되면 나는

중리동 통일 막국수 집에 앉아

어제 남긴 삶의 찌꺼기를

홀짝 홀짝 마신다

 

밀린 빨래와 청소 아이들 걱정

된장국과 김치를 원하는 남자

생활의 무게를 피하기 위해

치통처럼 끙끙 앓으며

구석으로 숨어야하는 남자도

잠시 떠올리지 않는다

 

술은 마약처럼 내 혈관을 뚫고

길을 내며 지나가고

평생 녹두전을 부쳐도 둥글지 못한 삶

 

 

 

 

 

 

접시에 둘러 앉아 / 백혜옥              

 

중리동 통일

막국수 집에 모여 앉아

녹두 빈대떡을 부친다

빈대떡에는

돼지비계 기름이 적격

우리들의 대화

무쇠 솥 뚜껑에

우둘 두툴 지글 지글,

그러나

사는 것이 그렇듯

둥글고 바삭하게 빈대떡 부쳐내기가

어디 그리 말처럼 쉬운가

센 불 약한 불

얼굴 벌겋게 부쳐낸

녹두 빈대떡 한 장

즐거운 접시에 담아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