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의 숨결
호수湖水 본문
호수湖水
장석남
단추를 한 다섯 개쯤 열면 돼요
아주 어려운 일은 아니에요 그리고
근심처럼 흐르는 안개를 젖히면 그만이에요
갈대나 물결
새나 바람
평수 많은 밤
어디서 오는지
아주 커다란 보석이죠?
익숙한 별자리가 무어에요? 가령
웃거나 울던 하늘 기슭 같은 것 말이에요
그것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도 해요
단추를 한 다섯쯤 풀면
지나던 메아리 멈춘 듯
어디서 왔는지
아주 어려운 일은 아니에요
그 호수를 찾는 일이
월간 『현대문학』 2010년 9월호 발표
장석남 시인
1965년 경기도 덕적에서 출생.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졸업. 인하대 대학원 국문과 박사과정 수료. 198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맨발로 걷기〉가 당선되어 등단. 저서로는 시집으로『새떼들에게로의 망명』(문학과지성사, 1991), 『별의 감옥』(사공구, 1993)『지금은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문학과지성사, 1995), 『젖은 눈』(솔, 1998), 『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창작과비평사, 2001), 『미소는, 어디로 가시려는가』(문학과지성사, 2005) 등과 산문집 『물의 정거장』(이레, 2000)이 있음. 김수영 문학상(1992), 현대문학상(1999) 등 수상. 현재 한양여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