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실
어둠침침한 중환자실 정강뼈를 뚫고 줄을 걸어
매달아 놓은 다리 한 짝에
몸의 중심을 빼앗겨버린 86세 김 할머니
굼깊게 주름진 얼굴
목구멍이 그르렁그르렁 끓는다
좁은 숨구멍으로 헐떡거리는 숨소리가 드나든다
잇따라 기침을 토해내도
한때 뜨거웠던 눈빛만은 여전하다
이렇게 누워 있는 동안
금이 간 넙다리뼈는 점점 마른 장작처럼 벌어지겠지
소름이 돋는 어두운 방
저편의 문이 열리는 순간
부름을 받고 떠날 것이다
지나가는 바람이라도 붙잡고
눈물 그렁한 이별의 노래라도 부를까
마지막 보는 하늘은 흐리거나 젖어 있겠지.
--계간 애지 57, 2014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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