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의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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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지(계간)

다시, 오월

연안 燕安 2014. 2. 9. 23:09
 
    다시, 오월 아득한 사람아 그 푸른 오월을 기억하는가 떠돌이고양이처럼 슬며시 다가와 눈빛에 마음이 묶였던 그날 새뜻한 나뭇잎에서 뚝뚝 떨어져 내린 풀물이 가슴에 배었다 어두운 밤에 반뜻거리는 먼뎃불빛 따라 세월의 들판을 날아다니는 떠돌이새가 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그리운 사람아 멀리 있음을 서러워하지 마라 만날 수 없기에 더욱더 깊어진 것을 이제는 지친 사랑을 그만 쉬게 하련다 가슴에 새겨진 것 하나둘 지우며 더듬을 수 있을 만큼 어렴풋한 자국만 남겨 놓고. --계간 애지 57, 2014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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