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의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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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지(계간)

계간 애지 2014년 봄호를 펴내면서

연안 燕安 2014. 2. 16. 17:41

2014년 봄호를 펴내면서

도는 가까운 데에 있는데 그것을 먼 데서 찾는다. 일은 쉬운 데에 있는데, 그것을 어려운 데서 찾는다.

----맹자, {孟子}에서

‘지구는 돈다’라고 말했던 갈릴레오도 화형을 당할 뻔 했고, ‘면죄부를 팔지 말라’고 했던 마틴 루터도 화형을 당할 뻔 했다.

독서중심의 글쓰기 교육제도를 채택하게 되면 사교육비는 하나도 안 들고, 우리 의 어린 아이들은 진정으로 입시지옥으로부터 해방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독서중심의 글쓰기 교육제도에는 우리 어린 아이들의 개성과 창의성의 싹이 들어 있고, 해마다 연례행사처럼 ‘노벨상 수상의 축하쇼’로 대미를 장식하게 될 것이다.

“도는 가까운 데에 있는데 그것을 먼 데서 찾는다. 일은 쉬운 데에 있는데, 그것을 어려운 데서 찾는다.”

우리 학자들, 즉, 이 표절의 대가들은 얼마든지 소탕할 수가 있는 것인데, 그처럼 쉬운 일도 새로운 사상과 이론을 정립하는 것보다도 더욱더 어렵게 되어 있는 것이다.

오오, 우리 한국인들이여,

오오, 우리 학자들이여,

 

 

 

‘기획특집: 논쟁문화의 장’은 오십오 번째로 반경환의 [시와 중독]과 김석준의 [난장의 시학: 박찬일의 시세계]를 내보낸다. 반경환의 글은 ‘시란 무엇인가’라는 가장 소중하고 본질적인 주제를 천착한 글이며, 우리 한국의 현대 시인들은 이 글을 읽고 ‘시란 무엇인가’라는 역사 철학적인 주제와 싸워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시는 철학과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관계이며, 자기 자신의 철학이 없는 한 그 어떤 시인도 판단력의 어릿광대와도 같은 처지를 벗어날 수가 없는 것이다. 김석준의 [난장의 시학]은 박찬일의 『중앙SUNDAY―서울1』에 대한 작품론이지만, 인류사적이고도 문명사적인 측면에서 박찬일의 시세계를 천착해나간 아주 중요하고도 뛰어난 글이라고 할 수가 있다.

이번 호의 ‘애지의 초대석’에서는 이경림 시인과 이화은 시인, 그리고 이영광 시인을 초대했다. 이경림 시인은 경북 문경에서 태어났고, 1989년 {문학과비평}으로 등단했으며, 시집으로는 {토씨찾기], {시절하나 온다, 잡아먹자}, [상자들}, {내 몸 속에 호랑이가 있다} 등이 있다. 비평집으로는 {사유의 깊이와 관찰의 깊이}가 있으며, 제6회 ‘지리산문학상’을 수상했다. 이화은 시인은 경북 경산 진량에서 태어났고, 인천교육대학교와 동국대학교예술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으며, 1991년 {월간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이 시대의 이별법], {나 없는 내 방에 전화를 건다}, {절정을 복사하다}, {미간} 등이 있고, ‘시와시학상’을 수상했다. 이영광 시인은 경북 의성에서 태어났고, 고려대학교 영문과 및 국문과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1998년 {문예중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직선 위에 떨다}, {그늘과 사귀다}, {아픈 천국}, {나무는 간다} 등이 있고, 2011년 ‘미당문학상’을 수상했다. 이경림의 신작시 [질문} 외 4편과 김선주의 작품론 [시를 찾아 떠나는 탐구의 여정], 이화은의 시 [ 물음표가 없는 질문]과 오태환의 작품론 [육체의 그리움, 그 황량한 에로티시즘의 점경들], 그리고 이영광의 시 [나무는 간다]와 김대현의 작품론 [희망도 절망도 없이]를 다같이 읽고 감상해주기를 바란다.

 

‘애지의 초점: 이 시인을 주목한다’에서는 김지명 시인과 이제야 시인, 그리고 김재기 시인의 신작시들을 내보낸다. 김지명 시인은 서울에서 태어났고, 2014년 {대구매일신문}으로 등단했다. 이제야 시인은 한양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고, 2012년 {애지}로 등단했으며, 산문집으로는 {안녕, 오늘}과 {그곳과 사귀다}를 출간한 바가 있다. 김재기 시인은 전남 순천에서 태어났고, 한국과학기술원에서 이학박사학위를 받은 바가 있다. 국방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으로 재직했으며, {서정문학}으로 등단했다. 김지명의 신작시 [활과 하프] 외 4편과 고봉준의 작품론 [나’와 ‘당신’의 이인극二人劇], 이제야의 신작시 [조만간의 일] 외 4편과 김수이의 작품론 [반복의 세계를 균열하는 ‘이름 지어지지 않은 1초], 그리고 김재기의 신작시 [눈빛] 외 4편과 반경환의 작품론 [아버지의 눈빛]을 다 함께 읽고 감상해 주기를 바란다.

본지는 이번 호에도 [히말라야 계곡의 소금밭] 외 9편을 응모해온 임덕기 씨와 [청량리 옛길 벚꽃] 외 9편을 응모해온 임희선 씨를 애지신인문학상 당선자로 내보낸다. 당선작품과 심사평은 본문을 참고해주기를 바란다. 본지는 새로운 기획연재로 이성렬 교수의 [시와 함께 나서는 산책]을 내보내게 되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어느 덧 지혜사랑 시인선이 남주희의 {꽃잎 호텔], 우애자의 {새벽을 열다}, 박정원의 {꽃불}에 이어서, 드디어, 마침내 100번째 시집인 반칠환 외 {새해 첫 기적}을 출간하게 되었다. 지난 20여 년 동안 단 한 명의 원군도, 동지도 없이 ‘표절추방운동’을 벌여온 편집자의 눈물겨운 사투의 성과였고, 이 성과는 어느 누구에게도 자랑스럽게 내보일 수가 있는 것이다.

언제, 어느 때나 의연하고 당당하게 지혜사랑의 길을 걸어가게 될 것이다. 편집자는 대한민국 최초로 낙천주의 사상을 정립했고, 우리 한국인들의 백만 두뇌를 양성할 수 있는 천재생산의 교수법을 지니고 있다고 자부한다.

 

흙 속에 묻힌 진주들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이 이러했을 것이다. 어느 누구도 눈여겨 보지 않았고, 어느 누구도 찾아오지 않았던 언어의 삼각주三角洲는 너무나도 비옥하고 무한한 시의 보고였던 것이다.

대부분의 유명한 시인들은 그 이름값을 하지 못할 때가 많았고, 대부분의 무명 시인들은 그 이름값이 너무나도 형편없이 매겨질 때가 많았다.

편집자는 명예의 거품을 걷어내고, 다른 한편, 그 무명의 베일을 벗겨보고 싶었다.

명마 부세팔루스를 길러낸 알렉산더 대왕처럼, 또는 호머라는 대서사시인을 길러낸 뮤즈처럼......

지혜사랑 100번째 시집 {새해 첫 기적}의 시인들은 이 흙속의 진주와도 같은 시인들이라고 편집자는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새해 첫 기적}은 천형의 삼수갑산三水甲山과도 같은 변방邊方의 기적인 것이다.

이 삼수갑산까지 기꺼이 찾아와, 지혜사랑시인선에 크나큰 힘을 보태주신 송수권, 안정옥, 양애경, 황학주, 반칠환, 박찬일, 나태주 시인 등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새해 첫 기적}을 펴내면서

 

비판만이 위대하고, 또, 위대하다.

비판은 당신의 존재증명이다. 당신은, 누구를, 무엇을 비판할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