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개간)

산기슭 빈터

연안 燕安 2013. 2. 22. 22:59
 
    산기슭 빈터 산기슭 잡목 사이 빈터 구청 그린벨트 담당이 족제비처럼 지나간 후 개들의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 황금 같은 연월차 휴가 십오일 짓느라 비지땀 흘리며 손때가 묻은 우리 버림받은 개들은 그곳에서 서로의 상처를 핥으며 살아남았다 지붕과 울타리를 뜯어내고 인조 잔디 바닥을 걷어 내니 쏟아지는 비지땀 흙먼지에 뒤범벅되어 새카만 눈물이 흘러내린다 한동안 정든 집을 잃어버린 개들 짖지도 않고 힘없이 엎드려 있다 저 눈에 도사린 보이지 않는 설움, 또다시 버림받을 운명 앞에 불안한 침묵만 흐른다 빈터를 채웠던 다섯 마리 울음 산기슭은 다시 고요해질 것이다. --시에티카 8호--